[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거액의 투자수익을 챙긴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관계자들과 유력 법조·정치권 인사들로 구성된 초호화 법률 고문단에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선 이들이 학연, 지연 등을 바탕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화천대유에는 성균관대학교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지난 3년간 5000만원의 출자금으로 57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관련사인 천화동인의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그 수익은 4000억원이 넘는다.
◆ 가장 많은 성균관대 출신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최근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성문 씨는 성균관대 출신이다. 동양철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30년간 언론사 기자로 활동하며 주로 법조계를 출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법대 출신인 이씨는 과거 행담휴게소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행담휴게소 운영사인 행담오션파크 대표이사를 2013년까지 재직한 뒤 부동산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같은 학교 출신인 김씨의 제안으로 화천대유 대표로 취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뉴스핌] 백인혁 기자 =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4월 23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항의 방문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4.23 dlsgur9757@newspim.com |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 대표인 이한성씨도 성균관대 출신이다. 이씨는 같은 대학 선배인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과거 대학동문 모임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를 알게 돼 2019년부터 화천대유 등기 이사로 합류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1억465만원을 출자해 1208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천화동인 1~7호 중 가장 많은 수익이다. 서류상 천화동인 1호의 대표는 이씨로 돼있지만 실소유주는 김씨로 알려졌다.
화천대유의 성균관대 인맥은 곽상도 의원에까지 이른다. 성균관대 법대 출신인 곽 의원은 수원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후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화천대유에서 6년간 재직한 아들이 퇴직금, 산업재해 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사실이 논란이 되자 이날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아들이 입사한 해부터 화천대유 전 대표인 이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등으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성균관대 출신 마지막 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을 시행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대표 고재환씨다. 성균관대 법대 출신인 고씨는 주로 성남지역 채권추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다 성남의뜰 대표로 취임했다. 화천대유 전 대표인 이성문씨와는 87학법 동기로 알려졌다.
◆ 서강대 출신들, 천화동인 4호·5호 소유주 포함
화천대유의 또 다른 줄기는 서강대다. 성균관대 출신보다 인원은 적지만 대주주 김씨와 함께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서강대 법학과 출신이다. 천화동인 4호는 8721만원의 출자금으로 3년간 1007억원의 배당이익을 챙겼다. 최근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가 시작되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오후 경기 성남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본사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날 검찰은 화천대유 최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행의 주거지를 비롯해 천화동인 2∼7호 실소유주들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2021.09.29 pangbin@newspim.com |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공인회계사 역시 서강대 출신으로 과거 부동산 개발사업에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천화동인 5호를 소유해 644억원의 배당이익을 챙겼고,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의 자산관리회사인 판교AMC 사내이사와 대표를 맡아 남씨와 함께 활동했다. 그러나 최근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 중 가장 먼저 검찰 조사를 받고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들의 정관계 로비 정황이 담긴 19개의 녹취 파일을 제출했다.
서강대 인맥의 마지막 인물은 화천대유 민간사업자 선정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정모씨다. 정씨는 남씨와 같은 대학 후배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 소속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공사 취업 전에는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실에 비서관으로 근무했다.
◆ 김씨의 형님들, 법률고문단의 면면
직원 수가 16명에 불과한 화천대유의 법률고문단에 차관, 검사장 출신 인사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그 배경에는 기자 출신인 대주주 김씨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씨는 오랜 기간 법조 출입기자로 활동하며 각종 법조인들과 인연을 맺었다.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비롯해 권순일 전 대법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이 화천대유 고문단으로 활동하며 매달 고액의 고문료를 받았다.
최근에는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도 화천대유 법률고문단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졌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순실씨의 변호를 맞은 이경재 변호사 역시 고문단으로 활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2021년 국정감사가 시작된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법원행정처), 사법연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화천대유의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권순일 전 대법관 방문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2021.10.01 photo@newspim.com |
대주주 김씨는 지난달 27일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법률 고문단은 그냥 좋아하는 형님들로 대가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고문으로 활동한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채 고문료를 받은 점, 박 전 특검의 딸이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한 뒤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은 의혹 등은 석연치 않은 부분이다.
화천대유 고문을 맡은 정치인으로는 5선 출신인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가 등장한다. 원 전 대표는 김씨와 수원 수성고등학교 동문이다. 원 전 대표가 24회, 김씨는 27회다. 이들은 '동문 선배가 함께 하는 수성 진로의 날' 행사에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대표는 화천대유 고문으로 재직하며 지난 7월 알선수재 혐의 등으로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까지 매월 10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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