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 등으로 석유 제품 수요 회복이 기대감이 커지는데 공급이 따라주지 않으며 '에너지 대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로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핵심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도 배럴당 6달러로 올라서면서 손익분기점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정유업계에 실적 개선 청신호가 켜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연일 상승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78.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월물 계약 기준 2014년 10월 이후 최고가다.
OPEC 로고와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원유 시추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글로벌 경제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로 가면서 경제활동 증가, 석유 수요 회복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생산량을 동결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공급부족 우려가 국제유가 상승압력을 높였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정유사들은 재고평가 이익을 보게 된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구입해 판매하는 데까지 2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유가가 큰폭으로 올랐던 올해 1분기에도 정유사들은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증권업계에서는 유가가 1달러 상승할 때마다 분기별 재고평가이익으로 SK이노베이션 250억원, 에쓰오일 150억원을 추산한다.
유가 상승 흐름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미국 내에 석유생산시설이 밀집한 멕시코만에서 허리케인 발생하며 빚어진 생산 차질이 회복되지 않고 있고 최근 천연가스·석탄 가격 등 연료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연말 브레트유 전망치를 기존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정제마진도 2년 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마이너스와 배럴당 1달러 대를 밑돌았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이 최근 6달러까지 올랐다. 2019년 10월 첫째주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yunyun@newspim.com = RUC, ODC 시설 [사진=에쓰오일] |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4~5달러로 보고 있다. 지난 6월까지도 1달러 대에 머물렀지만 7월 2달러, 8월 3달러까지 오르다 9월 들어 상황이 급 반전되며 6달러까지 올라선 것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이제 '본업'인 정유사업이 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정유업계는 코로19 직격탄을 맞은 지난 2년 간 '부업'을 통해 견뎌왔다. 특히 윤활유 사업의 경우 각 정유사별로 전체 매출액에서 10% 미만을 차지했지만 영업이익이 전체의 40%로 치솟기도 했다. 윤활유는 연비 개선과 자동차 배기시스템 수명연장을 돕고 미세먼지와 배기가스를 줄여주는 제품이다. 친환경차가 성장하면서 윤활유 시장이 커진 덕택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 뿐만 아니라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회복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정유 업황이 좋지 않던 시기 비주력 사업인 윤활유로 버텼지만 이제는 본업에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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