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가 2013년 위례 신도시 개발까지 뻗칠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례 신도시 개발 당시 민간 사업자였던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재창 씨가 과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뇌물을 건넸던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5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에게 15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총괄하며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화천대유 등 민간업자들에게 큰 수익이 돌아가도록 수익금 배당 구조를 짠 혐의를 받고 있다. 2021.10.03 yooksa@newspim.com |
검찰은 지난 3일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의 구속영장에 대장동 의혹 외에도 그가 지난 2013년 위례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도 각종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정 씨에게서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2019~2020년경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수익으로 수천억원대 배당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를 찾아갔다는 것이다. 이들은 위례 신도시 개발 당시 정 씨와 동업 관계였다.
정 씨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2013년 유 전 본부장에게 편의 제공 대가로 건넨 3억원의 현금 돈다발 사진 등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유 전 본부장에게 직접 돈을 건네주는 장면도 찍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총 150억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정 씨는 2009년 정 회계사와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세웠던 판교AMC의 공동대표였다. 그러다 2014년 이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게 주도권을 뺏기면서 대장동 개발에서 물러나게 됐고, 배당금에서도 배제됐다.
이를 전해들은 김 씨는 남 변호사, 정 회계사와 함께 정 씨의 요구에 대해 논의한 뒤 '공개되면 좋을 게 없다'며 돈을 주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동업자들이 내라'는 취지로 비용 부담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정 씨에게 각 60억원씩 총 120억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정 씨는 나머지 30억원의 지급이 지연되자 이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냈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한정석 부장판사)에는 천화동인 5호(정 회계사 소유주)를 상대로 정 씨가 대표로 있는 (주)봄이든이 제기한 약정금 청구 소송이 지난 7월 13일자로 접수돼 있다. 아직 첫 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정 회계사가 대장동 의혹 수사에 결정적 단서가 된 녹취록을 검찰에 제출하게 된 계기도 정 씨 요구에 대한 비용 부담을 놓고 갈등이 격화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유 전 본부장에게 약속한 대장동 개발 이익 25%(약 700억원)를 두고도 의견 일치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김 씨 측은 "대장동 지역의 구(舊) 사업자 간에 지분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서로 돈을 주고받은 일로 이해하고 있을 뿐"이라며 "정재창으로부터 협박을 받거나 돈을 요구받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검찰은 위례 신도시 개발이 대장동 개발과 유사한 민관 합동 개발 방식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었던 유 전 본부장이 사업 전반에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에도 성남시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였다. 검찰은 조만간 정 씨를 불러 대장동 개발 초기 로비 의혹과 함께 위례 개발 사업 당시 비리 여부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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