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재 1% 이하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또 내려갈 조짐에 카드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현재도 사실상 원가 이하라며, 추가로 수수료를 내릴 경우 무이자 할부 등 소비자 혜택이 줄어들 것이란 입장이다. 또 현재 기본 1만~2만원대인 연회비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주 비공개로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적격비용 산정 경과를 설명하고 카드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적격비용 산정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 수순으로 카드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적격비용 재산정은 카드 결제 전 과정에 드는 원가로, 지난 2012년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3년마다 이뤄지고 있다. 2012년과 2015년, 2018년에 이어 올해 수수료율 재산정 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4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원가분석을 위해 삼정KPMG를 회계법인으로 선정해 최근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한 뒤 분석 결과를 금융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021.10.18 tack@newspim.com |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007년 이후 총 13차례 인하됐다. 일반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2007년 4.5%에서 3.6%로 조정된 이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현재 연간 매출액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8%다. 3억원~5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1.3%이며, 5억원 ~ 10억원 이하는 1.4%, 10억원~ 30억원 이하는 1.6%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사실상 원가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율이 최저 0.5%인 영세가맹점의 경우 소비자들이 카드 결제를 할 때마다 카드사들이 얻는 수수료 이익보다 제반 비용 지출이 더 큰 마이너스 구조라는 것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결제부문은 이미 적자 상태이며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96% 가맹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증가할 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추가 수수료 인하시 무이자할부나 각종 할인 이벤트, 연회비 인상 등 소비자 후생을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예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카드사 노조측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라는 악법 시행으로 카드사들은 인력을 줄이고, 투자를 중단하고, 무이자할부 중단 등 소비자 혜택을 줄이며, 내부의 비용통제를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텨왔다"며 "이러한 비용절감 노력이 3년이 지나면 원가에 반영돼 수수료 인하 여력으로 산출되는 황당한 제도는 반드시 폐지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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