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정권 재창출을 강조했던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원론적인 입장표명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1.10.15 kilroy023@newspim.com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MBN '시사스폐셜'에서 차기 대선 시대정신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 선거는 과거에 대한 평가, 심판의 성격도 당연히 일부 있지만 보다 큰 것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며 "정권 교체 욕구가 높은데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새로운 정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문재인 정부를 재창출하는 게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기본 노선과 장점을 계승해 나가되 부족한 점들은 보완·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의 발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재창출론보다 정권 교체론이 우세하게 나오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4일부터 5일까지 뉴스핌이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권유지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40.6%, '정권교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이 50.5%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실시한 9월 1주차 정례조사에서 현 시점 유권자에게 내년 대통령선거 관련 두 주장 중 어느 쪽에 더 동의하는지 물은 결과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49%로 나타났다.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37%, 15%는 의견을 유보했다.
최근 조사도 큰 변화가 없었다. 지난 14일 공개된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12~13일)에서 응답자의 55.7%가 '정권 교체'를 원했고, '정권 재창출'을 선택한 비율은 36.2%로 격차가 19.5%포인트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민주당은 매주 일요일 밤 열리던 고위 당정청 회의도 대선 때까지 열지 않기로 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관계자는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기 때문"이라며 정치개입 의혹을 사지 않기 위함임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청와대] 2021.09.27 photo@newspim.com |
송 대표의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도 새로운 정권"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복잡한 속내가 읽히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송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원론적인 입장'으로 치부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말 대통령 중 가장 높은 40% 전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다.
송 대표가 "장점은 개선하되 부족한 점은 확고하게 변할 것"이라며 "'이재명은 합니다'란 신뢰가 만들어졌고 (이 후보가) 실천력이 있어 새로운 희망이 모일 거라 본다"고 언급한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더라도 새로운 정권이 문재인 정부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덧붙였다.
복잡미묘해진 당청관계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가 만나는 시점에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이 후보의 국정감사 출석 이후인 이번 주 후반에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으나 민주당 내 '원팀'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만남의 시점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청와대는 "이 후보 측에서 면담 요청이 왔고 현재 협의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해서 밝히고 있다. 더 이상 진전이 없다는 얘기다. 이낙연 전 후보 측 지지자들이 아직 '원팀'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당내 화합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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