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인 27일 저녁 잇따라 장례식장을 찾았다.
4인의 대선 예비후보 모두 노 전 대통령의 '공'에 대한 평가에는 후했던 동시에 '과'에 대한 언급은 아끼는 모습이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21.10.27 photo@newspim.com |
홍준표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첫번째로 빈소에 도착했고 이어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예비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녁 7시40분께 홍준표 예비후보의 조문을 시작해 10여분 간격으로 모든 대선 주자들이 빈소에 발걸음을 했다.
이날 대리투표 권유, ARS 본인 인증 절차 도입 등 최종 경선의 세부 규정을 둘러싼 양강 주자의 갈등이 촉발됐고 조문 직전 열린 강원권 합동토론회에서도 후보 간 첨예한 설전이 이어졌던 상황이다. 대선주자들은 감정의 골이 쌓인 만큼 당내 경선에 대한 질문에는 말은 아꼈다.
대신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룬 성과를 부각하고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등 유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21.10.27 photo@newspim.com |
우선 홍준표 예비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북방정책을 시행하면서 대북정책의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한 그런 분이다. 재임 중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국 사회의 조직폭력배를 전부 소탕한 그런 큰 업적이 있다"고 말했다.
과에 대해서는 "고인에 대한 결례이기에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봤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21.10.27 photo@newspim.com |
홍 예비후보가 떠난 뒤 빈소를 찾은 원희룡 예비후보는 "15년 넘게 지병 수준 이상의 큰 신체적 고통을 겪다가 어제 돌아가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오랫동안 병마를 앓은 어르신으로서 너무 가슴 아프다"며 "국민 앞에 겸허하고 아픔, 상처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해 그걸 씻을 수 있으면 함께 넘어서고자 하는 진정성은 매우 높이 평가하고, 평가에 인색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12·12는 사법적, 역사적으로 평가받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6월 항쟁에 이은 '6·29 선언'으로 협의와 협약에 의한 민주화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다"면서 "그런 점에서 우리가 그 의미를 일부러 인색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도 답했다.
아울러 최저임금제 도입, 노조의 설립 등 복지와 노동 권리의 신장, 주택 200만호 건설, 토지공개념 등 담대한 복지와 부동산 투기를 잡는 정책과 함께 북방외교도 '공'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있다. 2021.10.27 photo@newspim.com |
유승민 예비후보도 "우리나라 북방외교를 개척하고 재임 기간에 주택 200만호 건설을 해서 우리 부동산 시장을 굉장히 오랫동안 안정시켰다"며 "여러가지 과도 있으셨지만 유언에 모든 걸 용서해달라고 밝히셨고 또 자제분들도 여러 차례 피해보신 국민들께 사과드리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그걸로 국민들께서 평가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족과 나눈 대화를 묻자 "병마에 오랫동안 굉장히 힘들어 하셨는데 편안하게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문을 마친 윤석열 예비후보 역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이미 말씀을 드려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평안한 영면이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인의 과에 대해서는 "장례식장인데 그런 이야기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을 회피했다.
다만 윤석열 예비후보는 이날 합동토론회 소감을 묻자 "토론회는 열띤 경우도 있지만 우리는 다 '원팀'으로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원희룡 예비후보는 "경선에 대한 이야기는 됐다"며 질문을 받지 않았다. 유승민 예비후보도 "여기 와서 경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는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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