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우리정부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재추진 방침을 밝힌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MSCI지수 편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과 주식시장 발전 등에 대해 언급했다.
MSCI 지수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가장 중요한 투자 기준 벤치마크가 된다. MSCI는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이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MSCI와 함께 세계 3대 지수로 꼽히는 FTSE와 S&P글로벌지수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포함시켰으나 MSCI는 국내 증시를 신흥국지수에만 포함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코린시아 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를 개최, '한국경제 판데믹 극복의 K-드라마'를 주제로 기조발표 후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2021.11.02 photo@newspim.com |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신흥국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는 3.20% 하락한 반면 S&P500 지수는 6.91% 상승했다.
이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하겠다"며 "그동안 걸림돌이 돼 왔던 원화 국제화 문제 등을 단계적으로 해결해 한국 경제의 위상에 맞는 자본시장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올 들어 유난히 한국증시가 외면받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해외에서 저평가된 한국 증시를 레벨업하기 위해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편입되면 최소 18조원에서 최대 62조원의 외국인 자금 순유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한국의 지위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상향된 만큼 증시도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낸 'MSCI 선진시장 편입시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증시로 최대 61조원이 순유입돼 주가지수를 27.5%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그동안 정부는 지난 2008년부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도전해왔지만 줄곧 무산됐다. 후보군인 관찰 대상국(Wach list)에만 올랐다가 지난 2014년에는 명단에서도 빠졌다. 이후 지난 6월 신흥국지수에서 선진국으로의 승격을 기대했지만, 관찰 대상국에도 들지 못하고 실패했다.
MSCI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역외(한국 외 지역) 외환시장 부재, 영문 공시자료 부족, 주식시장 데이터 사용 제한,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절차, 공매도 규제 등으로 알려졌다.
정부 입장에선 어느 것 하나 쉽게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다. 특히 공매도 전면 재개는 개인 투자자들의 큰 반발을 살 수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완전 폐지하자고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공매도는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기법이다.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때 쓰는데, 대부분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공매도가 많아지면 주가가 더 떨어져 자칫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볼 수 있다.
또 역외 외환시장 설립은 뉴욕이나 런던 등과 같은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 원화를 24시간 거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외환 시장 개방 이후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정부 개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기재부는 향후 MSCI에 의견을 전달하고 정부 차원의 개선사안과 방안에 대해 본격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