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2030 청년세대 표심 구애에 나서고 있지만, 다소 설익은 공약들로 선대위 내부적으로도 엇박자를 내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20대 소득세 면제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간 종합소득이 5000만원 이하인 경우 소득세 비과세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 후보가 던진 가상자산 과세 유예·일명 'K코인' 지급·핸드폰 추가데이터 무료보장 등 공약에 이어 연일 청년 표심잡기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이 후보는 지난 주말 첫 일정에 나선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지방순회에서도 청년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부산 지역청년들과 반상회를 가지거나 예비신혼부부들과 캠핑 토크를 열었다. 이처럼 민주당이 청년층에 사활을 가는 것은 여야 박빙 구도 속 이들이 선거 결과의 당락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1.15 kilroy023@newspim.com |
다만 선대위 진용이 제대로 갖춰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설익은 공약들이 잇달아 쏟아지면서 내부적으로도 적잖이 혼선을 겪는 분위기다.
전략 설계에 깊이 관여하는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모든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논의된 것은 아직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전략 스탠스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은 전략을 짜기 위해 FGI를 돌리는 등 기본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K코인 지급 등 이 후보가 던진 가상자산 공약도 구체화되려면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민주연구원 핵심 관계자는 "가상자산이 자산으로 인정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제도화를 넘어 실질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방향성을 제시한 수준으로 이해해달라"며 "가상자산을 활성화하고, 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실질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공약화하는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공약 작업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 역시 "여기저기서 나온 공약성 발언들을 수습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후보가 최근 언론 백브리핑을 갖지 않는 배경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다. 후보의 발언 일체가 공약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에서 돌발성 발언을 자제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야권에선 "아무 공약 대잔치"라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20대 소득세 면제' 방침을 겨냥해 "아무말 대잔치에 이어 아무공약 대잔치를 시작하고 있다"며 "특정 세대에게 소득세를 완전 면세하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20대를 고립시킨다. 직장에서 29세는 소득세가 없다가 갑자기 30세가 되면 소득세가 징세되는 것은 무슨 형태의 공정이냐. 생일선물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이 후보의 전국민 가상자산 지급 발언을 두고도 "차라리 '이재명 헛소리 토큰을 발행하면 재미라도 있고 시장 가치도 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이런 식으로 말이 안 되는 백서(화이트페이퍼) 한 장 들고 사기 쳐서 돈 뽑아내는 코인을 잡코인이라고 한다"며 "이 후보는 정부가 잡코인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 캠프 공약과 관련해 "캠프 내에서 전문가들이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산발적으로 공약을 내세울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20대 소득세 면제 추진과 관련해 "20대로 한정짓는 것은 상당히 조세에 대한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그냥 세금 좀 깎아주면 되는 것 아니냐, 이 정도 나이브한 생각 아니냐"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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