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롯데케미칼은 올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ESG 경영에 박차를 가했으나, 환경 리스크로 인해 ESG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했다.
환경(E) 부문은 우수한 평가를 받는 사회(S), 지배구조(G)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지속해서 환경 투자금액을 늘리고 있지만, 잇단 환경 관련 이슈로 환경 부문 등급이 상향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케미칼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통합등급 'A'를 기록했다. 사회(S)와 지배구조(G) ESG등급이 각각 'A+', 'A'를 기록한 반면 환경은 'B'에 그쳤다.
B등급은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다소 필요하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있는 단계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지난 7월 3차 ESG 등급조정에서 환경부문 등급이 지난해 'B+'에서 'B'로 한 단계 내려간 바 있다. 이는 환경 관련 사건·사고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019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오일 누출 사고, 고체 유해화학물질(수산화칼륨)을 낙하시켜 투입시 발생하는 분진을 포집하기 위한 시설 미설치 등으로 6건 벌금 납부의 제재를 받았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지난 6월 전라남도로부터 여수공장 대기오염물질 불법 배출 적발로 조업 정지 10일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염물질을 방지시설로 거르지 않고 무단으로 내보낼 수 있도록 공기를 희석 시키는 배출시설인 '가지 배출관'을 불법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은 지난 2019년에도 소각시설에서 암모니아가 기준치보다 11배 초과 배출된 사실이 드러나 개선명령과 함께 행정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롯데그룹 화학 사업부문(BU)은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 매출 6조원 달성 및 탄소중립성장 추진 등을 내용으로 하는 친환경 전략과 목표를 공개했다. [사진=롯데케미칼] |
롯데케미칼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친환경 사업으로 매출 6조원을 올리고 탄소중립성장을 추진하는 내용의 친환경 전략 '그린 프로미스 2030'을 발표하는 등 친환경 투자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케미칼의 환경 투자금액은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환경 투자금액은 2018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2020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대기·수질 등 오염물질 저감 시설, 감지·모니터링 시설 등에 약 850억원 수준의 환경투자를 실시했다. 환경 투자금액은 2018년 360억원, 2019년 586억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나프타 크래커(NC) 공정 재가동에 맞춰 올해 초 앞으로 3년 동안 약 5000억원을 안전·환경 부문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환경 투자가 무색하게 현장에서 환경 관련 사건·사고가 계속 발생하면서 환경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환경 리스크로 인한 ESG 불균형은 롯데케미칼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환경이나 안전 부문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작년에 있었던 사고부분이 ESG등급에 반영됐다"면서 "올해 초 안전 강화에 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는데 그에 따라 투자를 진행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