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아이폰13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 통화 및 문자 수·발신 문제가 발생하자 가장 많은 피해가 접수된 LG유플러스에서 임대폰을 제공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아이폰13을 쓰는 알뜰폰 가입자들에게는 이 같은 최소한의 조치도 취해지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규명 전 선제적으로 대처에 나선 LG유플러스와는 달리 알뜰폰 사업자들은 장애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대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 1000만 돌파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과 대조적으로 이용자 보호조치는 그간의 성장세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카카오톡 내 오픈채팅서비스에 개설된 '아이폰13 수신불량 피해자 모임'에서는 알뜰폰 가입자들의 불만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통신장애를 겪은 아이폰13 이용자가 LG유플러스로에 임대폰을 신청한 뒤 받은 문자 [자료=아이폰13 수신불량 피해자 모임] 2021.12.08 nanana@newspim.com |
자신이 알뜰폰 가입자라고 밝힌 아이폰13 이용자는 "알뜰폰은 임대폰도 제공이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이용자도 "당장 업무가 불가능한데 무한대기 할 수 없어 (LG유플러스 망을 쓰지 않는) 다른 알뜰폰 서비스로 갈아탔다"고 했다.
이번 통화장애는 아이폰13의 문제인지, 통신사인 LG유플러스의 문제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오픈채팅방과 아이폰 유저가 모인 네이버 카페 등에서는 SK텔레콤과 KT 가입자 중 아이폰13을 쓰는 이들 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된다는 글이 올라오지만,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의 비중은 LG유플러스가 가장 높다. LG유플러스 망을 쓰는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 중 일부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피해자들이 몰린 LG유플러스에서는 지난 3일부터 아이폰13 수신불량 전용 상담창구를 마련하고 통신장애를 겪은 이들에게 아이폰12를 대여하고 있다. 3일부터 이틀간 접수된 임대폰 접수 건수는 60여건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사의 망을 대여해서 쓰는 것이지 자체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LG유플러스 등 기간통신망사업자처럼 원인규명 전 조치를 취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의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서도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통신장애에 대해 알뜰폰 사업자의 대응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알뜰폰서비스 리브엠(Liiv M) 운영사인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애플과 LG유플러스의 원인규명 결과에 따라 소비자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알뜰폰 이용자들에게 임대폰이나 요금감면 등의 조치가 취해지려면 수일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아이폰13 제조사인 애플과 LG유플러스 사이에서는 한 달째 네탓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애플은 "LG유플러스 일부 고객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우회적으로 장애의 원인을 LG유플러스 측에 넘기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는 "통신사와 무관하게 일부 단말에서 간헐적으로 통화 수신장애가 발생하고 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발견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제조사의 조치와는 별개로 전용 상담 창구를 개설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사건 해결은커녕 원인파악도 지지부진해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에서도 이날(8일)에야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내 이번 사안을 소관할 부서가 오늘 정해져 현재 실태파악 중에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해 원인을 파악하고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사업자들이 해결방안을 내면 협의를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