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2021년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의 원년이었습니다. 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순수 전기차 3종이 출시됐으며 2022년 아이오닉6와 제네시스 GV70 전동차 등이 줄줄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차도 빼놓을 수 없는 전동화 전략 중 하나입니다. 뉴스핌은 2021년 출시된 전기차의 경쟁력을 돌아보는 한편, 2022년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을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2021년 최고의 전기자동차로 평가받은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기아 EV6, 제네시스 GV60는 각각 특유의 매력을 확보했다. 공간 활용성 면에서는 아이오닉5가 가장 경쟁력이 높고, EV6는 날렵한 디자인과 함께 편안한 주행 성능을 갖췄다. 제네시스 GV60는 고급 브랜드답게 감성 품질과 독보적인 가속 성능이 매력적이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5는 국토교통부 선정 지난해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됐다. 또 EV6는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 매체로부터 일제히 호평받으며 유럽 전기차 시장의 청신호를 켜고 있다. GV60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기차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전기차에 견줄 만하다는 소비자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첫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5는 세단과 SUV의 장점을 섞은 점이 돋보인다. 1974년 현대차가 선보인 포니 디자인을 그대로 옮겨와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최근 자동차 디자인이 곡선 중심이기 때문에 직선을 강조한 아이오닉5가 더욱 눈에 띈다.
최근 시승한 아이오닉5는 롱레인지 2WD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72.6kWh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했다. 또 컴포트 플러스, 파킹 어시스트, 디지털 사이드 미러, 비전루프, 빌트인캠, 실내V2L 등 선택사양을 더했다. 각종 전자 장비가 많아 마치 큰 컴퓨터 앞에 앉은 듯 하다. 2열 시트는 뒤로 눕히거나, 앞으로 완전히 접을 수 있어 실용성도 높다.
전기차의 주행성능은 어떨까? 엔진이 없는 덕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속도를 높여도 바람 소리만 있을 뿐, 기계적인 소음이 없어 실내가 더욱 조용하다. 정숙하면서 매끈한 주행질감은 최고급 차 부럽지 않을 정도다. 스티어링 휠에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버튼을 넣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에코, 컴포트, 스포츠 순서대로 바뀌는데 차이가 확실하다. 체감상 가속 성능의 차이는 컴포트를 기준으로 에코는 50% 낮아지고, 스포츠는 100% 높아진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GV60, 아이오닉5, EV6 주요 제원 비교 [사진=각사] 2021.09.29 peoplekim@newspim.com |
EV6는 실제로 보면 생각했었던 것 보다 훨씬 크다. 길이 4680mm, 넓이 1880mm, 높이 1550mm로, 기아의 대표 중형차 K5와 비교하면 길이는 225mm 짧지만 넓이는 20mm 넓다. 풍만한 보디 라인 속 날카로운 헤드램프가 범상치 않다.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만 같은 스포티한 매력이 압권이다. 성능 중심의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EV6가 호평을 받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실내에 앉으면 그동안 기아 신차의 인테리어와 비슷하다. 익숙하기 때문에 큰 새로움은 없다. 다소 긴장한 어깨는 주행하면서 서서히 풀린다. 저돌적인 주행 성능을 기대했으나, 무난하다. 거꾸로 뒤집어보면 완성차 업체가 만든 전기차라는 점에서 완성도가 높다는 뜻. 자극적인 주행감 보다 누가 타도 만족스러운 대중성이 EV6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보인다. 그래서 출시를 앞둔 고성능 EV6 GT가 더욱 궁금하다. EV6 GT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시속 100km까지 무려 3.5초로, 수퍼카 수준이다.
만약 전기차로 자극적인 주행 성능을 원한다면 GV60를 강력히 추천한다. 시승차는 GV60 중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퍼포먼스 모델로, 전륜과 후륜에 각각 최고출력 160kW 모터를 장착해 합산 최고출력 320kW, 최대토크 605Nm를 낸다. 운전대에 달린 부스트 모드 사용 시 10초간 최대 360kW의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초만에 도달하는 괴력을 갖췄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80km 주행 중 운전대에 붙어있는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고 가속 페달을 꽉 밟자, 앞바퀴가 번쩍 들린 듯 강력한 가속력에 탄성이 나온다. 이 정도 성능은 국산차 가운데 단연 1등이자, 수억원대 고성능 스포츠카에 견줄 정도다. 각종 첨단 장비와 함께 디자인도 독특하다. 제네시스 디자인의 상징인 두줄의 램프는 GV60과 만나 도발적으로 변했다.
이들 세 국산 전기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사고 싶어도 당장 갖고올 수 없는 '귀한 몸'이다. 차종과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계약 후 출고까지 6~12개월 소요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연간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7만1060대로 전년 동기(3만6268대) 대비 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총 15만9558대의 전기차를 전 세계에 판매해 67%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한국의 전기차 판매 규모도 전 세계 7위로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와 겨울철 충전 속도 저하는 전기차 구매의 걸림돌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의 '이피트(E-pit)' 초고속 충전소를 이용하면 아이오닉5와 EV6는 충전 시작 후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 10%에서 최대 80%로 충전된다. 이는 기존 충전 시간보다 최대 50% 줄어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지만, 겨울철 모든 전기차의 충전 속도는 낮아지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전국 16곳의 설치한 이피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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