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직원을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스포츠센터 대표(41)가 검찰에 송치된 가운데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정확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7일 브리핑을 통해 "범행 당일 회식도 기분 좋게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둘 관계도 나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계획적 범행으로 볼 만한 정황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음주 후 피의자가 피해자 행동에 불만이 쌓였고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피의자는 왜 그랬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조사 결과 사건 당일 두 사람은 640ml 페트병 소주 6병, 340ml 캔맥주 4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엽기적인 범행 수법을 두고 일각에서 성범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경찰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상성애 등을 물어봤는데 확인이 안 됐다"며 "A씨와 관련자 조사,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결과 성범죄를 입증할 만한 근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A씨의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경찰 관계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과 이 사람이 한 행위는 별개"라며 "몸에 봉이 들어가면 죽는다는 것은 상식이고 그 행위가 위험함은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직원을 막대로 찔러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 스포츠센터 A(41)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A대표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서대문구 내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에서 남성 직원 B씨(27)를 폭행 후 항문에 약 70cm 길이의 교육용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장기파열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2.01.07 mironj19@newspim.com |
경찰은 또 당시 현장에 출동한 마포경찰서 소속 경찰관 2명과 서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 4명 불러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31일 새벽 2시 10분 "어떤 남자가 누나를 때리고 있다"는 A씨의 허위신고를 받고 스포츠센터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하의가 벗겨진 채 누워있는 B씨를 발견했지만 경찰은 "직원이 술에 취해 누워있는 것"이라는 A씨의 말을 믿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여기에 A씨가 경찰 도착 직전까지 B씨를 폭행하고, 범행 도구인 플라스틱 막대가 바닥에 놓여있었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경찰의 초등 대응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하기 전 A씨가 살해 도구를 B씨 몸에서 뽑아 던졌는데 조명이 비치지 않는 입구에 떨어져 발견하지 못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도 경찰의 대응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B씨의 유족은 지난 4일 참고인 조사에서 "경찰이 아들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한편 살인 혐의를 받는 A씨는 이날 오전 7시 44분쯤 서대문경찰서 유치장에 나와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패딩에 트레이닝 바지 차림으로 손으로 얼굴을 가린 A씨는 '유족에게 하실 말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호송차에 올랐다.
A씨는 지난달 31일 자신과 함께 일하는 B씨를 폭행하고 70cm 막대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가 범행도구로 사용한 막대가 B씨의 주요 장기를 손상시켜 사망한 것으로 추장된다는 1차 부검 소견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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