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북한이 17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배경에는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지대공 요격 무기체계인 '천궁-Ⅱ'를 국내 방산 수출 사상 단일 품목으로 최대 규모인 4조원대에 수출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 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8일 '17일 북한의 전술유도탄 'KN-24' 발사 시험 배경 평가'란 분석자료를 통해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시험은 기본적으로 남북한 간의 미사일 분야 경쟁 차원에서 해석할 수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주요 미사일 또는 미사일 기술 수출 대상국인 중동국가들을 방문하고 있는 시점에 이루어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17일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2022.01.18 [사진=노동신문] |
정 센터장은 "문 대통령은 이번에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를 4조원대 수출하기로 합의하는 등 'K-방산'의 수출 역사를 새로 썼다"며 "이 같은 시점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정확성과 안정성, 운용효과성'을 과시한 것은 북한의 무기 수출국가들을 대상으로 북한 미사일의 성능을 과시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했다.
그는 "북한은 오늘자 노동신문에 국방 분야 간부들이 참관하는 모습도 게재하지 않았고, 미국이나 한국 등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표현도 담지 않았다"며 "한국도 북한의 'KN-24'와 유사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테스트가 한국의 안보에 특별히 추가적인 위협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주요 미사일 발사를 로동신문의 1면이나 2면에 주로 소개해왔으나 이번에는 3면 하단에 소개함으로써 이번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외부에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17일 오전 8시 50분과 8시 54분경 평양시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북쪽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고, 오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어제 '전술유도탄검수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며 "북한은 '검수사격시험은 생산 장비되고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데 목적을 두고 진행되였다'고 발표함으로써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가 생산되어 실전배치되고 있음을 공개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한국형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Ⅱ'(M-SAM2,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의 4조원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천궁-Ⅱ'의 해외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내 방산 수출 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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