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여야 대선 후보가 각각 상대 진영 텃밭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역주의 구도가 옅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30%대 지지율을 기록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광주·전라·제주에서 20%를 넘겼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PK에서 33.0%를 얻으면서 윤석열 후보(43.9%)와 오차범위(해당 지역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8.9%p)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K(대구·경북)에서도 이 후보는 22.7%, 윤 후보는 55.7%를 기록, 이 후보가 만만치 않은 지지율을 보였다.
민주당 집토끼 지역인 광주·전라·제주 지역에서는 이 후보 57.4%, 윤 후보 22.7%로 나타났다. 윤 후보가 호남 지역에서도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어 20%선까지 넘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은 이 후보 30.1%, 윤 후보 45.1%, 경기·인천은 이 후보 35.9%, 윤 후보 42.8%로 집계됐다. 대전·세종·충청·강원은 이 후보 36.9%, 윤 후보 42.8%를 기록했다.
전체 지지율은 이 후보 34.7%, 윤 후보 40.3%다.
경북 출신인 이 후보가 TK와 PK에서 모두 20% 지지율을 넘기고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도 20%를 넘기면서 지역 감정이 사라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PK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보수세가 강한 동네이긴 하지만 지역에 내려가보면 더이상 '무조건 보수'를 외치는 분들은 없다"며 "윤 후보의 상승세는 정권 교체 여론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정권 잡고 잘못하면 국민의힘도 끝'이라고 말하는 지역민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압승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시 호남 득표율이 9.0%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20%에 육박하는 윤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수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18대 대선 호남 득표율도 10.5%에 그쳤으며 19대 대선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의 호남 득표율은 2.52%에 불과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에서 더이상 지역 간 구도가 작용하지 않는다는 긍정적 지표"라며 "세대가 바뀌면서 지역 감정이 옅어졌다. 이제는 세대 간 캐스팅보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도 호남에서 그렇게 열광적인 호응을 받은 사람은 아니었다"며 "동교동계가 다 나옴으로써 민주당이 호남을 대변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호남 쪽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부채 의식이 과거만큼 크지 않다. 광주 민주화운동 때문에 보수당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을 뿐이지 민주당이 특히 더 좋다는 측면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휴대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100%)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7%이고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1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 연령, 지역별 셀가중값을 부여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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