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서울 강동구에서 3살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계모가 첫 재판에서 살해 혐의를 부인했다. 계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친부는 아내가 아들을 학대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창형 부장판사)는 26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계모 이모(34)씨와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친부 오모(39)씨의 1차 공판을 열었다.
법원 로고[사진=뉴스핌DB] |
이씨와 오씨의 변호인은 "피고인 모두 아동이 사망한 것에 슬픔과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이씨의 공소사실 중 아동학대는 인정하나 아동을 살해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어 "이씨가 산후 우울증과 육아 스트레스를 겪고 있어 이런 일이 발생한 점은 깊이 반성하지만 당시 술이 만취한 상태에서 아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고 고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가 수사 이후 이른바 '정인이법'으로 불리는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했다. 이는 아동학대범죄처벌특례법개정안에서 신설된 죄목으로 사형과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변호인은 친부인 오씨의 아동학대와 유기·방임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변호인은 "공소사실 중 오씨가 침대에서 아동을 발로 밀어 바닥으로 떨어지도록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설령 피고인이 아동을 떨어뜨렸다 하더라도 발로 민 학대 부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씨는 배달업에 종사하며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일하는 육체노동자로 집안 사정을 살피는데 한계가 있어 부인인 이씨가 훈육을 넘어 아들을 학대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부인했다.
3살 의붓아들 측인 피해자 변호인은 "피해자의 친모와 외조모는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엄벌 탄원을 개진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할테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당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변호인에게 직계 친족이 원할 경우 증인으로 출석해 직접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했다. 피고인 변호인에게는 사건 특성상 양형 조사가 필요하다며 양형조사신청서 제출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3월 16일로 확정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20일 자택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진 A(3)군이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보고 계모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친부 오씨는 아동학대와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됐다.
이씨는 효자손으로 의붓아들의 종아리를 수차례 때리고 발뒷굼치로 등 부위를 가격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술에 취한 이씨가 의붓아들을 때리며 악감정을 표출하다가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오씨에 대해서는 학대와 더불어 이씨와 아들을 분리 조치 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고 판단해 방임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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