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OTT 헤비유저에게 귀찮은 일 중 하나는 원하는 콘텐츠를 일일이 찾는 것이다. 어느 OTT에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모두 외우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만약 모든 OTT의 콘텐츠를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여기에 재밌는 콘텐츠만 고르고 골라 보여주는 실시간TV 기능도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기왕이면 TV로 간단한 게임도 하고 노래방도 즐길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그런데 SK브로드밴드가 이 신박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냈다. 이름부터 '올인원플레이Z'다. '올인원'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소비욕을 자극하는데 '플레이'라는 단어까지 붙었다. 직접 사용해보니 이름이 '올인원플레이Z'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편해도 너무 편한 'OTT통합검색'
제품 패키지를 뜯어보자 설명서, 본체, 전용 리모콘, 전원 어댑터, USB케이블, HDMI 케이블, LAN 케이블 등이 나왔다. 본체는 성인 남성 손가락 2개 정도의 크기였고 매트한 무광 색상이 눈에 띄었다. 설명서를 보고 따라하니 펌웨어 업데이트 시간을 포함해 설치까지 약 15분이 소요됐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올인원플레이Z를 이용해 영화 '롱리브더킹'을 검색하자 이용 가능 OTT와 요금 등이 함께 표시된다. 2022.02.08 imbong@newspim.com |
홈에 접속하니 웨이브, 티빙 등 OTT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열됐다. 영화 롱리브더킹을 검색해봤다. 영화 포스터와 간단한 설명이 나오고 그 위로 시청 가능한 OTT가 어디인지 표시됐다. 웨이브와 왓챠 아이콘이 영화 포스터 위에 표시되는 식인데, 직관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그 상태에서 다시 확인 버튼을 누르니 왓챠에서 월정액으로 결제하거나 웨이브에서 월정액 또는 대여(1200원)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는 알림이 표시됐다.
또 각 OTT에서 추천하는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됐다. 일부 OTT 추천작 코너로 들어가니 웨이브는 50여개, 티빙은 130여개의 추천 콘텐츠를 나타냈다. 플레이Z 자체적으로도 좀비, 액션, 스릴러, 예능 등 각 장르나 콘셉트 별로 추천작을 정리해 제공하기도 했다.
3개 이상 OTT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용자라면 플레이Z의 통합검색기능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만 했다. 물론 OTT 헤비유저가 아니더라도 입문자가 사용하기에도 좋은 기능이다. 어떤 OTT를 가입해야할지 모를 때 플레이Z를 통해 각 OTT의 콘텐츠 특징 등을 살펴본 뒤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게임부터 노래방까지 '올인원'
실제 사용해보니 OTT 통합검색(포털) 기능 외에 다른 서비스에도 제법 공을 들인 티가 났다. 제품 이름을 'OTT포털'이 아닌 '올인원플레이'로 지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기능 중에서도 가장 놀랐던 건 금영과 함께 개발한 노래방 서비스다. 촌스러운 폰트와 어설픈 반주를 예상했는데, 꽤 세련된 디자인과 꼼꼼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과거 노래방에서 줄기차게 불렀던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선곡해 불러봤는데 마이크가 없으니 옛날 그 맛(?)이 나지 않았다. 블루투스 마이크는 별도로 구매하면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또 하루에 한곡씩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월정액(9900원)으로 결제하면 무제한 이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월정액 뿐만 아니라 1일권, 3일권, 일주일권 등 결제를 세부적으로 나누면 더 좋을 것 같다.
무료 실시간 TV인 '채널Z'도 빼놓을 수 없다. 채널Z에는 예능, 드라마, 영화, 스포츠, 뉴스 등 총 32개의 채널이 제공된다. 무료라고는 해도 볼만한 콘텐츠들로 구성돼 있어 잠깐씩 시청하기 좋았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올인원플레이Z에서 어린이용 콘텐츠를 실행시킨 화면. 2022.02.08 imbong@newspim.com |
게임 기능도 있다. 2000년대에 오락실 좀 다녔다면 알 만한 텐가이, 1945, 스노우브라더스 등 친숙한 게임들이 제공된다. 리모콘으로도 조작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으로 'playz con' 앱을 내려받으면 스마트폰을 게임패드로 활용할 수 있다. 아무래도 조이스틱보다는 조작이 불편했다.
◆ 넷플릭스 부재 vs 강력한 휴대성
플레이Z를 사용해보니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각 기능들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것저것 온갖 기능을 다 넣어 이도저도 아닌 제품이 되지 않았을까 했는데, 섣부른 판단이었다. OTT통합검색은 말할 것도 없고 노래방과 게임, 실시간 무료 TV 모두 훌륭했다.
특히 집에 TV가 1대만 있는 가정에서는 충분히 구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컴퓨터 모니터나 휴대용TV, 노트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굳이 SK브로드밴드를 이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어느 통신사의 인터넷 환경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OTT 제휴 중 넷플릭스는 빠졌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사용료를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올인원플레이Z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양한 기능에 더해 강력한 휴대성은 큰 장점이다. 2년차 캠퍼가 봤을 때, 이 제품은 입소문만 난다면 캠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 같다. 캠퍼가 아니더라도 여행 중에 숙소에서 활용하기에도 적합하다. 다만 본체가 튼튼해보이지는 않아 별도의 보관 파우치를 제공하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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