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 회담이 12일 오후(현지시각) 한·미·일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개최됐다. 한·일 외교장관이 대면회담을 가진 것은 지난해 11월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 취임 이후 처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하야시 외무상과 만나 강제징용 및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북한 미사일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를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현지시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02.13 [사진=외교부] |
정 장관은 먼저 회담에서 "한·일 양국이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 번영을 위해서 함께 협력해 나가야할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로, 올바른 역사인식이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역사인식은 과거 한일 간 대표적 회담·성명·선언에서도 공유되어 온 것임을 지적하고, 강제징용 및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과 관련한 한국 정부 입장을 다시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외교당국 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정 장관은 또 일본의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함께 항의의 뜻을 재차 전달하고,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등재 시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조치부터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조속한 시일 내에 철회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정 장관은 특히 한국의 특정 산업을 겨냥해 취해진 일본의 조치가 현재 한미일 간 세계 공급망 안정 강화 협의와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양국 국민이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교류가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이를 위한 일본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은 일본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외교부는 하야시 외무상이 밝힌 구체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전하지 않았다.
양 장관은 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한 대북 대화의 필요성 및 한일·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 장관은 끝으로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외교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앞서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온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을 받기 위해 한국과 대화하는 방향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조선인 강제노역이 행해진 곳이라며 등재 추진에 반대하고 있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판단에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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