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호실적을 견인한 항공화물운임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
올해는 작년만큼 높은 수준의 운임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화물사업의 수혜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어 작년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 두 달 만에 kg당 14.3달러→8.62달러…대한항공 지난해 유류비 1.8조 44% ↑
20일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에서 북미로 가는 항공화물운임은 지난 14일 기준 kg당 8.62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13일 14.3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 달여 만에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작년 8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올 들어 진행 중인 운임 하락은 전통적인 비수기로 인해서다. 작년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공급망 문제로 급등했던 운임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운임 하락세를 감안하면 대한항공은 1분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비용 요인인 유가는 올 들어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기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 90달러대까지 오르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올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010억원이지만 운임수준과 유가 흐름을 고려하면 여기에 훨씬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1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해에도 유가 상승으로 인해 전년 대비 항공유 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연료비는 1조8000억원으로 2020년(1억2474억원)보다 44.3% 늘었다. 4분기만 보면 2582억원에서 5891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작년의 이익수준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작년 3분기 기준 연료비는 2243억원으로 전년(1232억원) 대비 82% 늘었다. 부채비율은 2020년 1343.8%에서 3분기 말 기준 3668.3%까지 오르면서 자금사정도 악화됐다.
◆ 유가 90달러 넘어 100달러 눈앞, 수익성 악화…해상운임도 4주 연속 하락, 동반 급등 정체 예상
여객 매출이 사라지며 화물 사업을 늘리던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최근 화물기 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6월부터 시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 LCC 최초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해 사업구조 다변화에 나섰지만 작년만큼 운임 수혜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화물 사업을 늘리고 있는 다른 LCC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각에서는 물류대란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물류비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항만 적체가 당분간 지속돼 운임이 작년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다만 해상운임이 5주 연속 하락하고 있어 항공화물운 동반 급등 역시 정체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여객 회복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화물 업황이 대형항공사들의 수익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해상운임을 비롯해 글로벌 물동량 상황에 따라 운임수준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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