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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이'로 유세 나선 김동연..."우린 '소음 쓰레기' 생산 안 해"

기사등록 : 2022-02-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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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스피커 없는 조용한 선거 유세
대선 토론 배제에 직접 시민들 찾아나서

[서울=뉴스핌] 홍석희 인턴기자 = 시종일관 잔잔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서는 여느 유력 후보들의 그것과는 달리 마이크도 스피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김 후보는 '두 발'로 유권자의 틈을 파고들었다. 경제에 강점을 지닌 후보임에도 경제 분야 대선 토론에서 배제된 것이 아쉬울 법도 했지만, 김 후보는 아랑곳 하지 않고 뚜벅뚜벅 기존 정치 문법을 깨나가고 있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21일 노량진 학원가에서 청년을 만나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새로운물결 선거대책위원회]

"저 분이 진짜 이 나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거 같은데, 너무 떨어져 있어서 아쉬운 점이 있죠."

21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1층. 상인 송정자(71)씨는 선거 유세를 이어가던 김 후보의 뒷모습을 보며 기대감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나타냈다. 동시에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송 씨는 "정치권은 맨날 네거티브만 하는데 이제 스트레스 받는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유세하는 거 보면 다 거짓말들만 하고 있다. 국민들은 저 사람이 거짓말하는 것 다 안다"라며 거대 양당의 네거티브 위주 선거 전략을 꼬집었다.

김 후보를 바라보는 다른 상인들의 인식도 송 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제는 잘 알고 소신껏 하는 사람인데 이번에 되긴 어려운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수산시장에서 어패류를 판매하는 상인 A씨는 "사실 김 후보 같은 경우는 경제 분야를 잘 아신다고는 들었는데, 1, 2번 후보보단 느낌이 없잖아"라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저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관심이 가서 한 번 더 확인하고 알아보게 된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약 20분 가량의 노량진 수산시장 유세를 마친 김 후보는 도보로 노량진 컵밥거리로 향했다. 하늘에서 갑작스레 눈이 내렸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걸음을 옮기며 만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10분 쯤 걸려 도착한 노량진 컵밥거리 앞은 손님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강의보다 인터넷 강의가 활성화된 탓이었다. 그런데 한 청년이 갑작스레 김 후보에게 사진 촬영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반갑다는 듯 청년과의 사진 촬영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년은 김 후보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후보의) 책을 읽어본 건 아닌데, 이재명 후보와 둘이 토론하는 모습과 SNS에 쓰시는 글을 보고 합리적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 같이 전문성을 갖춘 분의 식견을 들어볼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며 "현 공중파 토론 시스템엔 한계가 있는 것 같고 유튜브 같은 대안적 방법으로라도 찾아보고 싶다"라며 김 후보가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배제된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낮 12시 30분 경 김 후보는 한 컵밥 가게에서 직접 컵밥을 사먹으며 이날 거리 유세를 마무리했다. 그는 경제 현안에 대해 질문을 던지려는 기자를 붙잡고 컵밥 한 그릇을 권하는 여유로움을 보였다. 결국 갑작스레 김 후보와의 '컵밥 대담'이 30분 가량 진행됐다.

김 후보는 본인이 강점을 가진 경제 분야 토론에 나가지 못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문에 "경제 잘 모르는 분들이 거기서 무슨 토론을 하나?"고 반문하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경제부총리까지 지내고도 군소 정당 후보라 토론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김 후보는 주눅들지 않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자신들의 소규모 저인망식 유세 방식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았다.

"우리가 이렇게 걷는 유세를 하니까 따라오시기 힘드시죠? 물론 이런 운동을 하는 배경의 첫 번째는 돈이 없어서다. 유세차 하나를 선거 끝까지 쓰려면 3천5백만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저는 유세차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소리들이 '소음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린 그런 쓰레기 없는 선거를 할 것이다."

김 후보는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성장해나가고 있었다.

hong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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