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2년여 만에 공매도 전면 재개를 추진중인 금융당국이 '진퇴양난'에 놓였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선 공매도 재개를 서둘러야 하지만, 올해 증시가 하향곡선을 달리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공매도 전면 재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는 올 상반기 내 공매도 정상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진척된 사항은 없다.
일단 다음달 9일에 있을 대통령 선거 이후 새정부가 꾸려지면 본격적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내부에선 올 상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오는 4~5월 경에도 추진할 수는 있겠으나 새정부에 금융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보고가 있어야 하고 또 논의 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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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기업 종목을 증권사에서 빌려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 갚는 방식을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때 이익을 낼 수 있다. 올해와 같은 하락장세 속에서 외국인이나 기관들이 공매도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폭락하자 공매도를 금지했다가, 지난해 5월 코스피200,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허용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6월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이름을 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선 공매도 전면 재개가 절실하다. 대선주자들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공매도 폐지가 아닌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 언급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한국의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과제로 △부분적 공매도 제한 △원화 역외거래 금지 △영어 정보 공개 부족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 등을 지적한 상태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 전면 재개를 우려하고 있다. 올 들어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위험등으로 코스피지수가 2700선, 코스닥은 800선까지 밀리면서 부정적인 분위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외인과 기관이 공매도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증시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의 공매도 규모는 개인 투자자가 따라갈 수 없는 정도라며 시장 더 안좋아질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실제 지난달 공매도 일평균 거래액은 7490억원에 달했다.
다만 공매도 전면 재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공매도가 허용돼도 시장 전체 충격은 적을 것으로, 오는 3~4월 중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면 단기적인 수급 충격은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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