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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SH공사 사장 "100년 가는 아파트 지을 것…강남 5억·비강남 3억짜리"

기사등록 : 2022-02-2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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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만 분양해 가격 '다운'…재건축 불필요한 백년주택"
"명품 짓도록 서울형건축비 도입…택지 확보 노력할 것"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강남에 5억원, 강남 외 지역에 3억원짜리 '건물분양 주택'(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토지 소유권 없이 건물만 분양해서 분양가를 저렴하게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건물분양 주택을 재건축 없이 100년간 쓸 수 있을 만큼 명품으로 짓겠다는 의미에서 브랜드를 '백년주택'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2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강남 세곡2지구 분양원가 공개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성수 기자] 2022.02.24 sungsoo@newspim.com

◆ "SH공사 25평 아파트 건축비 1.5억…건물만 분양해 가격 낮출 것"

김 사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 본사에서 '강남 세곡2지구 분양원가 공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설명회는 김 사장의 취임 100일을 맞아 개최됐다.

'분양원가 공개'는 김 사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작년 12월 15일 준공정산이 완료된 고덕강일4단지에 대한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작년 11월 15일 김 사장이 취임한 지 한 달 만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준공해 사업정산을 끝낸 5개 지구(오금지구, 항동지구, 세곡2지구, 마곡지구, 내곡지구)의 28개 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송파구 오금지구 1·2단지 및 구로구 항동지구 2·3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이번 설명회에는 세곡2지구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강남 세곡2-1단지, 세곡2-3단지, 세곡2-4단지, 세곡2-6단지의 평균 분양원가는 3.3㎡당 1119만6000원이다. 또한 SH공사가 짓는 아파트 건축비는 25평 기준 1억5000만원 정도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강남 세곡2지구 분양원가 공개 현황 [사진=김성수 기자] 2022.02.24 sungsoo@newspim.com

김 사장은 "주택 원가가 이처럼 저렴한데 분양가를 10억원 이상 비싸게 받는 것은 (사업자들에) 과도한 이익"이라며 "소유자들은 아파트 토지를 갖고 있어도 어차피 풀 하나 심을 수 없다. 우리 공사는 건물만 분양해서 분양가를 저렴하게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년주택'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사장은 "미국 뉴욕에 있는 그라운드제로 건물은 토지 상당부가 뉴욕시 소유"라며 "미국은 보통 99년 토지임대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파이낸스빌딩은 서울시가 토지를 소유하고 있고, 현재 임대기간이 99년인 토지임대건물"이라며 "우리 공사는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한 건물을 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백년주택'이란 이름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아직 공식명칭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새 정부에 백년주택 '서울형건축비' 건의할 것…명품아파트 짓겠다"

김 사장은 재건축 없이 100년간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주택을 지으려면 기존에 SH공사가 짓던 아파트들보다 품질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토교통부가 매년 공개하는 '기본형건축비'가 아닌 '서울형건축비'를 적용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다음달 대통령 선거 후 출범할 정부에 관련 법 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다만 그는 건물분양 주택(토지임대부 주택)을 어디에 공급할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 사장은 "서울에 대규모 택지는 적지만 잘 찾아보면 빈 땅이 많다"며 "후보지를 계속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시점, 공급 물량 등 로드맵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답하기 어렵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논의해서 준비할 것이고, 빠르면 상반기쯤 가능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공공주택이 민간 아파트보다 품질이 낮다는 선입견에 대해서는 "우리 공사가 누가 봐도 멋진 건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꾸준히 공급하면 수많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SH공사를 찾을 것"이라며 "아직은 공사가 그런 능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앞으로 그런 회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남권(5억원)과 비강남권(3억원) 주택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아서 강남 쏠림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기까지 걱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강남 아파트 시세는 20억원, 비강남 아파트는 10억원에 육박한 상황인 만큼 강남·비강남 분양가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만 분양해서 '로또청약'이 되면 애초 취지가 무색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수분양자들이 로또청약을 못 받게 하면 그 이익을 우리 공사나 민간건설사가 갖게 된다"며 "원가가 3억원인 아파트를 시민이 로또 맞을까봐 10억원, 15억원에 분양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아파트 외에 다양한 주거형태도 도입할 것"이라며 "공사가 가진 토지에 다가구, 다세대, 단독주택 등을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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