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1년 넘게 표류하고 있는 KDB생명보험의 매각 작업이 분수령을 맞는다. KDB생명 주요 주주인 칸서스자산운용이 제기한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다. 법원 판단에 따라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어 계약 당사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매각 작업이 지속되더라도 당국 승인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조만간 KDB생명 매각금지 가처분 소송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지난달 1차 심문 후 지난주 서면 제출까지 마쳐 법원 판단만 남았다.
KDB생명은 원 경영권자가 칸서스운용이었으나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산업은행 등의 출자를 받았다. 이후 공적자금 투입이 이어지면서 경영권 매각은 산은 주도로 진행됐다.
KDB생명 본사 전경 [사진=KDB생명] 2020.03.30 0I087094891@newspim.com |
산은 관계자는 "법원에서 결론을 내는데 시간을 많이 소요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며 "이달 말이나 내달 초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1년 넘게 끌어온 매각 자체가 무산된다. 산은은 2014년부터 네 번째 매각 시도 끝에 지난해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점찍었는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매각이 무산되면 새로운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년간 KDB생명의 경영상황이 나빠진 데다 보험업황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KDB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4% 급감했다.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은 188.7%로 13.3%포인트(p)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잠재매수자를 대상으로 매각을 많이 타진했기 때문에 다시 시장에 나오면 새 주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가 자체는 낮지만 다른 조건들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라고 진단했다.
법원이 가처분소송을 기각해 딜이 유지되더라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8개월째 지연되고 있는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부터 통과해야 한다.
금융위는 JC파트너스가 인수한 또 다른 보험사 MG손해보험의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대주주 적격심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JC파트너스가 MG손보에 대한 자분확충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서 자본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MG손보는 1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 계획을 이행하지 못해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JC파트너스는 내달 2일까지 새로운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을 회복해 경영 능력과 자본조달 역량을 증명해야 당국 심사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한에 맞춰 자본확충계획을 제출하는데 문제가 없다"며 "관건은 법원 판단인데 가처분 소송이 인용될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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