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사업 HQ 총괄대표 사장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롯데푸드와 롯데제과의 빙과사업 합병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해 롯데푸드의 식육사업 중단 등 체질개선을 단행한 이후 올해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중복사업을 검토하는 등 혁신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간 침체기에 있었던 롯데 식품계열사들이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제과·롯데푸드 빙과사업 통합 검토...성장정체 극복할까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와 빙과사업을 합병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근 공시했다. 기존 중복돼있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내 빙과사업의 생산 및 영업 기능을 합쳐 비용절감 등 경영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안이다.
지난해 기준 빙과시장 점유율은 롯데제과 30.7%, 빙그레 27.8%, 롯데푸드 14.8%, 해태아이스크림이 12.7% 순이다. 기존 4강 구도의 빙과시장은 2020년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빙그레·해태의 점유율이 40%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로 재편된 바 있다. 수년째 빙과시장 규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그레가 업계 1위에 오르자 롯데그룹 내부의 위기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2.25 romeok@newspim.com |
또한 롯데푸드가 수년째 실적 정체기에 머물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푸드는 2018년 매출액 1조8108억원, 영업이익 676억원을 기록했지만 최근 3년째 매출액 1조7000억원대, 영업이익 4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각각 1조7644억원, 470억원이다.
관련해 지난해 롯데푸드는 대대적인 체질개선 작업에 착수한 바 있다. 실적이 부진했던 식육사업을 정리하고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정비한 것이다. 롯데제과와의 빙과사업 합병 검토도 이같은 사업구조개선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는 HMR, 밀키트 등 핵심사업 강화로 영업이익을 600억원대로 끌어올리고 추후 M&A 투자 등도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영구 총괄 대표 중심 개편 속도...비용절감 등 시너지 효과 기대
롯데그룹 식품 계열사들의 대대적인 개편은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 HQ 총괄대표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2020년 말 롯데그룹 식품군을 총괄하게 된 이 대표는 2017년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한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 통합대표로 있던 당시 만성적자였던 주류부문의 흑자전환을 이뤄내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그룹 식품사업 HQ 총괄과 롯데제과 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빙과사업 합병을 비롯한 사업구조개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사진=롯데지주] |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빙과사업을 합병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롯데제과는 월드콘, 설레임, 스크류바 등 빙과 브랜드를, 롯데푸드는 돼지바, 보석바, 구구콘 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빙과시장 점유율도 45.5%로 단숨에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핵심 자원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롯데제과는 서울 영등포와 경남 양산, 대전 세 곳의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롯데푸드는 충남 천안 공장 한 곳을 운영 중이다.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생산시설 및 영업자원을 통합하고 핵심 자원 절감 및 효율화가 가능해진다. 또한 원재료 대량 구매 등으로 비용 절감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현재 빙과사업 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 제빵 부문 등 중복되는 사업부문에 대해서도 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이스크림 담합 관련 제재를 받은 만큼 양사의 합병 과정이 원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공정위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에 부과한 과징금은 각각 244억원, 237억원 가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또한 지난달 말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해 식품 담합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빙과사업 통합안도 과거에 종종 거론됐던 부문인데 올해에야 본격화 된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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