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국제유가는 미국을 포함해 30개국 정부가 6000만 배럴의 전략 비축유(SPR)를 방출하기로 결정했음에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여전히 수급 불안 우려를 완화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0.36% 급등한 배럴당 105.84달러까지 상승했다. WTI가 100달러를 상회한 것은 지난 2014년 7월 이후 7년7개월 만에 처음이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장중 105.7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 역시 7% 중반대 급등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에너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미 SPR 3000만 배럴 방출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표에도 불구하고 유가 시장을 안정시키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SPR방출로 유가 상승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SPR은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02년 9월 이후 가장 적은 양의 원유를 보유하고 있다.
RBC 캐피탈 마켓의 글로벌 에너지 마켓 이사인 마이클 트랜은 CNN에서 "결론은 이같은 방침이 시장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SPR 방출은 일종의 반창고를 붙인 것과 같은 일시적 문제 해결 방법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미즈호 증권사의 에너지 선물 담당 부사장인 로버트 야거도 CNN에 "(유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SPR의 규모를 엄청나게 늘려야 한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지만, 국가 안보 관련 공급 충격으로부터 시장을 완충하기 위한 움직임 정도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크플러의 수석 아메리카 원유 애널리스트인 매튜 스미스도 보고서에서 "SPR 긴급 발표는 원유 시장 심리 관점에서 틀림없이 강세를 의미한다"면서 "미국이 SPR 방출을 발표할 때마다 나중에 사용할 수 있는 총알이 하나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모건스탠리는 올해 2분기 중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100달러에서 110달러로 올려 잡았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더 심각해진다면 12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를 포함한 동맹국들(OPEC+)은 내일 회의를 열어 4월 생산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OPEC+는 하루 40만 배럴의 증산 계획을 고수해왔다.
RBC 캐피탈 마켓은 "OPEC+는 이번에도 현재의 완화 일정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