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오후 5시까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20대 대선 사전투표가 확진자 투표 과정에서 투표관리에 허점을 드러내며 최종 투표율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일 오후 6시에 투표를 마쳤음에도 오후 10시가 넘어셔야 최종 투표율을 발표했다. 통상 최종 투표를 마친 후 1시간여 후에는 투표율 집계가 마무리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를 위한 임시 기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는 오후 6시 전까지 사전투표소에 도착하면 이곳에서 투표가 가능하다. 2022.03.05 kimkim@newspim.com |
선관위는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에도 6시에 투표를 마감한 후 6시 40분께 사전투표 첫날 최종 투표율을 공식 발표했다.
투표율 최종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로는 이번에 처음 실시된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자 투표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상에는 선관위의 투표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직접투표 비밀투표가 무너지고 있다"며 "확진자 사전투표에서 중대한 불법이 전국에서 제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보에 따르면 확진자는 투표소 밖에서 투표를 한 후 투표지를 선거사무원에 전달, 이들이 대리해서 투표함에 투입한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확진자 투표함을 비치하지 않고 투표용지를 선관위 직원에게 직접 주라고 지시했다는 현장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광장동 소재 사전투표장에 마련된 '코로나19 확진자 투표소'가 야외에 1개만 설치돼 코로나19 확진자들은 강한 바람을 맞으며 200m가량 긴 줄을 서며 마냥 기다려야했다. 확진자 중 일부는 강풍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는 투표를 기다리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투표를 위해 장시간 기다리다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
부산 강서구 명지1동 사전투표소에서도 유권자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선관위 측이 확진자, 격리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속이 훤히 비치는 비닐 봉투에 담아 한꺼번에 투표함에 넣겠다고 말해 유권자들이 반발한 것이다.
인천 송도1동 행정복지센터와 송도3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 사전투표가 지연되는 등 혼선이 벌어졌다. 기표 용지를 투표 사무원과 참관인 등에게 전달해 투표 사무원과 참관인이 대신 투표함에 기표 용지를 넣도록 해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유권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에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 확진·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일반 유권자와 투표사무원의 감염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 만큼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코로나에 확진되신 분들이 투표하는 과정에 많은 불편을 겪으셨다고 한다"며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다.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 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부실하고 허술한 투표를 관리랍시고 하는 선관위의 무능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며 "국민의 마음을 왜곡하는 그 어떤 형태의 불법·부정·부실 투개표를 용납치 않겠다. 오늘 투표하신 분들의 표가 도둑맞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전투표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선거인 총 4419만7692명 가운데 1533만2972명이 투표를 마쳐 34.69%의 누적 투표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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