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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22] 투표소 곳곳 소동에도 순조로운 투표 이어져 (종합2보)

기사등록 : 2022-03-0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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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강원 산불 이재민, 임시신분증으로 투표
사전 투표율 높은 광주·전북 '신중'…충북 '뱃길 투표'
오후 3시 전국 투표율 68.1%…오후 6시 확진자 투표

[서울=뉴스핌] (전국종합) =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본 투표가 9일 시작된 가운데 유권자들이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로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특히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과 강원의 이재민들도 긴장감 속에서 참정권 행사를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술에 취한 유권자의 난동, 투표용지를 들고 사라진 유권자를 찾기 위해 경찰이 투입되는 등 소란이 발생했지만 전체적으로 순조로운 투표가 이어졌다.

이날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열린다. 일반 유권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는 오후 6시부터 7시30분 사이 투표한다.

◆ 울진·강원 산불 이재민도 한표…사전투표율 높은 광주·전북도 유권자 발길 이어져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울진과 강원의 이재민들도 어려운 주위 환경에도 불구,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화염에 신분증까지 불에 타 선거 참여가 여의치 않았으나 선거관리위원회 등의 도움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선관위가 협의해 이재민들에게 임시주민등록증을 긴급 발급했다. 차가 불타고 도로도 통제되는 등 교통편도 여의치 않자 지자체와 선관위가 버스를 제공했다. 체육시설 등 임시대피소에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낸 이재민들은 지자체와 선관위 지원을 받아 각자 한 표를 행사했다.

[강원=뉴스핌]이순철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강원 강릉시 옥계면 크리스탈밸리센터에 마련된 옥계면 제2투표소에서 강릉 옥계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유권자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2022.03.09 grsoon815@newspim.com

사전투표율이 48.27%로 높았던 광주광역시에서도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다만 지난 4~5일 사전투표와 비교하면 대기 줄이 길지 않고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광주 서구 쌍촌동 상일중학교에 마련된 상무1동 제2투표소에는 5~6명만이 줄을 서 투표장에 입장했다. 사전투표 당시 긴 줄을 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투표소 앞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29) 씨는 "사전투표를 하려고 했는데 직장 때문에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 애매해서 본투표 날인 오늘 투표하러 왔다"며 "생각보다 줄이 길지 않아서 깜짝 놀랬다"고 말했다.

사전 투표율 48.63%를 기록한 전북에서도 유권자들이 유권자들이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방문했다.

투표를 마친 이주연(59) 씨는 "국민의 한사람으로 투표를 하러 나왔다"면서 "무엇보다도 이 나라를 잘 이끌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북과 광주에서도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를 뽑을지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서성현(43) 씨는 "이번 선거만큼 어느 후보에게 한 표를 줘야할지 고민한 적은 처음이었다"며 "아이들이 밝은 미래를 꿈 꿀 수 있도록 하는 후보가 당선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종훈(27) 씨는 "이번에 후보를 고르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후보를 신중히 골라서 투표했다"면서 "미래를 위한 한 표라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했다.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 오대리 주민들은 뱃길을 건너 투표했다. 오대리 주민들은 철선을 이용해 폭 500m 대청호를 건너다니며 생활한다. 주민 16명 중 일부는 지난 4~5일 사전투표를 했고 이날 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들은 선착장에서 내려 오지마을 교통수단인 다람쥐 택시를 이용해 약3㎞ 떨어진 죽향초등학교 투표소로 향했다.

주민 이세원(71) 씨는 "투표소 가는 길이 멀지만 우리나라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 데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다"고 말했다.

9일 충북 옥천군 오대리 주민들이 투표를 위해 배에서 내리고 있다.[사진 = 옥천군] 2022.03.09 baek3413@newspim.com

서울 영등포구 신길제1동 제2투표소에도 아침부터 유권자 발길이 이어졌다. 잠옷에 슬리퍼를 신고 롱패딩만 입고 나온 유권자부터 등산화를 신고 등산 가방을 메고 스틱까지 챙겨 나온 유권자도 있었다.

사이클 복장에 로드 자전거를 타고 투표소에 온 유권자도 있었다. 서둘러 투표를 마치고 운동 등 여가 생활을 즐기려는 아침형 인간이 유독 눈에 띄었다.

유권자는 모두 마스크를 썼다. 이들은 선관위 관계자 안내에 따라 투표소 출입 전 손 소독을 하고 체온도 쟀다.

등산복 차림인 김모(62) 씨는 투표 후 산악회 회원 3명과 관악산을 오른다. 김씨는 "일찍 투표하고 산에 가기로 했다"며 "8시에 관악산 입구에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길동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51) 씨는 "낮에는 장사 때문에 못 와서 아침에 왔다"며 "코로나19도 걱정돼 사람들이 많이 오기 전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투표소 건물 안과 밖에는 후보자 사퇴를 알리는 현수막과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기호 4번 안철수(사퇴), 기호 9번 김동연(사퇴)'라는 문구와 함께 '위 후보자에게 투표하면 무효가 됩니다'라는 현수막과 안내문이다.

사퇴한 후보자를 지지했다고 귀띔한 대학생 최모 씨는 "누구를 찍어야 할지 끝까지 고민했다"며 "투표를 안 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찍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신모(39) 씨는 "TV 토론을 봤는데 대통령감은 없었다"며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될 사람을 떨어트리기 위해 투표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 투표용지 들고 사라지고 도장 안 찍힌다고 소란…경력 6만8000여명 투입

투표소 곳곳에서 소동이 발생해 경찰이 출동했다. 부산에서는 60대 유권자가 투표소 천장에 뚫린 구멍에 카메라가 설치된 것 같다며 선거 관리원과 시비가 붙었다. 경찰 입회 아래 해당 부분을 테이프로 막아 소동이 마무리됐다.

광주에서는 술에 취해 한 투표소에서 "투표소가 왜 2층에 있냐"며 난동을 피운 50대 남성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대구에서는 60대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서구 쌍촌동 상일중학교에 마련된 상무1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2022.03.09 kh10890@newspim.com

경기 하남시 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찢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유권자는 "도장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다"며 투표용지 교체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알려졌다. 경기 수원시 한 투표소에는 선거 참관인 수가 적다는 이유로 유권자가 소란을 일으켜 경찰이 출동했다. 수원시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에 참관인 도장이 없다는 이유로 유권자가 소란을 피워 경찰이 출동했다.

서울 종로구 한 투표소에서는 남성 2명이 '부정선거가 발생하는지 감시하겠다'며 투표소를 찾은 다른 유권자를 촬영해 소란이 발생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유권자 개인정보를 촬영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 후 철수했다.

경찰은 경력 6만8786명을 투입해 전국에 있는 투표소 경비를 강화했다. 경찰은 개표 종료시까지 '갑호비상' 체제를 유지한다.

이날 전체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2782만4090명이 투표를 한다. 나머지 유권자 1632만3602명은 지난 4~5일 사전투표를 마쳤다.

선관위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기준 전국 투표율은 68.1%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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