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미사일을 쏠 때 사용하는 콘크리트 토대를 평양 순안공항에 증설한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5일 순안공항 북쪽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서 과거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때와 유사한 발사시설 콘크리트 토대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이르면 이번 주 초에 신형 ICBM '화성-17형' 성능시험을 할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 순안공항의 특이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미 군 당국, 화성-17형 성능시험 예의주시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12일 순안공항 북쪽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서 콘크리트 토대가 발견됐다고 15일 보도했다. 폭은 50m로 동일하며 길이는 각각 220m와 100m로 측정됐다. [사진=VOA/Planet Labs] |
한·미 군 당국은 대북정찰 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의 신형 ICBM 발사 관련 동향을 정밀 관찰하고 있으며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VOA는 "북한 순안공항에 미사일 발사용으로 보이는 평평한 콘크리트 바닥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1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이 콘크리트 토대는 모두 2개다. 순안공항 북쪽 지대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 콘크리트 토대는 폭이 50m로 동일하지만 상대적으로 큰 시설 길이는 220m에 달하고, 다른 작은 시설은 100m라고 VOA는 전했다.
◆북한, 과거에도 콘크리트 토대서 ICBM 발사
특히 북한이 과거 TEL이 올라설 수 있는 콘크리트 바닥을 만든 뒤 이동식 발사차량을 그 위에 올려 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순을 밟아왔다고 VOA는 분석했다. 명중률을 높이고 이동식발사대 파손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7년 7월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발사된 ICBM 화성-14형도 콘크리트 토대에 올라선 8축의 TEL에서 쏘아 올려졌고, 같은 해 11월 화성-15형 발사 때도 9축 발사차량이 같은 형태의 시설을 이용한 모습이 확인됐다고 VOA는 전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15일 순안공항 북쪽 활주로 지대에 설치된 콘크리트 토대의 지난 5일(왼쪽부터)과 12일 사이 변화를 보도했다. 지난 5일과 8일엔 큰 변화가 없지만 10일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콘크리트 지대가 등장하며 12일엔 이중 일부가 사라져 2개의 토대만이 남아있다. [사진=VOA/Planet Labs] |
그보다 앞서 2016년 원산 갈마공항 옆 해안가 모래사장에도 콘크리트 토대가 깔린 모습이 관측됐는데 얼마 후 이곳에서 화성-10형 미사일이 TEL에서 발사됐다고 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콘크리트 토대 역시 미사일 발사 시설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VOA는 분석했다.
해당 시설이 건설된 시점은 이달 8일과 9일 사이로 추정됐다. 플래닛 랩스의 8일자 위성사진에는 이 지점에 특이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고 9일엔 구름에 가려져 상황 확인이 불가능했다. 다만 10일 위성사진에선 2개의 토대를 포함한 넓은 지대에 콘크리트가 깔린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스 베넷 "ICBM 발사용 토대 필요" 분석
이 콘크리트 중 상당 부분이 제거되거나 혹은 주변과 같은 색상으로 위장이 된 듯 12일 위성사진에선 2개의 토대만이 남은 모습이라고 VOA는 보도했다.
북한 전문가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4일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에 발견된 콘크리트 토대가 ICBM 발사용일 수 있다는 분석에 동의했다.
베넷 연구원은 "연료가 가득한 미사일을 실을 경우 TEL은 매우 무거울 수밖에 없다"면서 "ICBM과 같은 대형 미사일이 발사될 때 이를 견딜 수 있는 토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