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미 달러화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중국 위안화 등 여타 통화가 달러화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주 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 글로벌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화의 비중은 최대였던 73%에서 최근 58% 수준까지 줄었다.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각종 통화 비율, 자료=IMF 보고서] 2022.03.28 koinwon@newspim.com |
IMF는 이같은 달러화의 점유율 감소가 환율이나 금리 변화, 또는 막대한 대차대조표를 보유한 소수 중앙은행의 준비통화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화의 빈자리를 여러 다른 통화가 대체했는데, 중국 위안화가 25%, 나머지 75%는 상대적으로 준비통화로 위상이 높지 않은 한국 원화, 호주 달러, 캐다나 달러, 싱가포르 달러, 스웨덴 크로나 등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국제적으로 지난 20년 간 달러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국제 보유고의 비중에서 변화가 포착된다"면서 "중국 위안화의 역할이 완만하게 커지고 있으며, 시장의 유동성, 상대 수익 등의 변화에 따라 비전통적인 준비통화의 매력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의 비중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 달러화에 비해 훨씬 낮으며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마스 필립슨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직무대행에 따르면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위안의 비중은 약 2% 정도에 불과하다. 또 글로벌 결제 규모에서도 달러가 40%에 이르는 반면, 위안의 비중은 아직 3% 수준에 머물고 있다다.
◆ 대러제재, 과도한 달러 의존 낮추는 '촉매'로 작용할 듯
블룸버그 통신은 이와 관련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러시아의 국외 자산이 동결되는 걸 지켜본 세계 각국이 달러의 막강한 위상을 실감했지만, 동시에 달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가져올 리스크도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및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글로벌 안전자산이라 불리던 엔화가 달러 당 120엔대를 기록하며 연일 약세 흐름을 보이고있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엔화를 검수하고 있다. 2022.03.25 hwang@newspim.com |
이에 따라 일부 국가들에서 미국의 정책에 자국 경제가 볼모로 사로잡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산보유고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15일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석유 대금의 위안화 결제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23일 미국 CNBC는 인도와 러시아가 이르면 이번주 루피-루블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로 결제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면, 서방의 대러 제재에도 인도는 러시아와의 무역 거래를 지속할 수 있다.
글로벌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의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대러시아 제재는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일부 국가의 움직임에 일종의 촉매로 작용한 셈이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바이주 첸 교수는 결국에는 "중국 위안의 사용이 늘고, 글로벌 외환 보유고에서 위안의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독립성을 갖춘 중앙은행을 허용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환율 조작 행위를 중단하는 등 위안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개혁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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