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2분기 전기요금이 ㎾h당 6.9원 인상된다. 지난해 인상을 예고했던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적용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4인 가구 기준 한 달에 약 2120원이 오를 전망이다.
다만 2분기 전기요금에 반영된 연료비 조정단가는 0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기준연료비 4.9원·기후환경요금 2원↑…4인 가구 기준 2120원 상승
4월부터 인상되는 ㎾h당 6.9원은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을 반영한 것이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27일 기준연료비 상승분과 기후·환경비용 증가분을 올해로 이연·분할해 조정함을 발표한 바 있다.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0.12.17 fedor01@newspim.com |
이에 따라 기준연료비 9.8원은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 4.9원씩, 기후환경요금 2원/㎾h은 4월에 인상된다.
기준연료비는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를 말한다. 올해 기준연료비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산정했다.
해당 기간의 유연탄 가격은 20.6%, 천연가스는 20.7%, BC유는 31.2%가 상승해 내년 기준연료비가 올해 대비 9.8원/㎾h 상승한 것으로 산정됐다.
기후환경요금은 기후·환경비용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1월부터 분리 고지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의무이행비용(RPS),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비용(ETS),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등에 따른 석탄발전 감축 비용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연간 비용을 반영해 오는 4월 1일부터 단가를 ㎾h당 5.3원에서 7.3원으로 조정 적용했다. 기후환경요금 단가가 현행대비 2원/㎾h 인상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도(RPS) 의무이행 비율 증가(7→9%),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비율 증가(3→10%) 및 석탄발전 상한제약 시행 등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평균 전력 사용량(307㎾h)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약 2120원(부가세 및 전력기반기금 제외)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윤석열 당선인 공약 영향
다만 2분기 전기요금에 반영된 연료비 조정단가는 0원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윤 당선인의 뜻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이 불가피했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직전 3개월 평균 연료비와 기준연료비의 차이를 요금에 반영해 산정한다.
당초 한전이 산출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h당 33.8원에 달한다. 이는 2분기 실적연료비(㎏당 584.78원)가 기준연료비(338.87원)와 비교해 72.6% 상승한 것을 반영한 결과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소비자 보호 장치에 따라 분기당 최대 3원까지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한전은 ㎾h당 3.0원의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정부는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 유보 의견을 한전에 통보했다. 유보권한은 한전이 연료비조정단가 변동분을 반영해달라 정부에 요청할때 이를 그대로 반영할지, 일부만 반영할지, 아예 반영을 안 할지 등을 기획재정부 등 물가당국과 협의하는 것이다. 전기요금산정기준(고시)에 반영돼 있다.
정부는 유보 사유에 대해 국제 연료가격 상승 영향으로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 요인이 발행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생활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전은 지난 21일 예정이던 2분기 전기요금 발표를 하루 전 취소했다. 업계에서는 인상 요인이 발생한 1분기에도 동결됐던 만큼 2분기에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인상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전기요금 발표가 연기되자 대선 과정에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건 윤 당선인의 의자가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인수위 측은 2분기 전기요금은 현 정부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번 연료비 조정단가 동결로 한전의 적자는 눈덩이 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지난해 5조8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올해 영업손실이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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