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유행)을 엔데믹(endemic·풍토병)화(化)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것이란 해외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과 여러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가운데 한국의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세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지만 치명률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2022.03.30 mironj19@newspim.com |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높은 코로나19 확진 사례 수치에도 아시아 국가들은 바이러스와 공존을 배우고 있다"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의 현황을 집중 조명했다.
WSJ는 "한국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산 파동은 그 어떤 선진국들이 겪은 파동보다 큰 규모"라며 "인구 대비 하루 평균 신규 확진률 기준으로는 미국과 영국의 이전 확산 정점 때보다 3배나 많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는 모든 시도를 포기했다"며 "오히려 보건 당국자들은 대규모 발병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코로나19를 전염병 범주에서 강등하기 위한 보건 체계와 국민에 대한 믿음의 시험"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나라 성인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96%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반해 치명률은 0.13%로, 미국과 영국의 10분의 1 수준이면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전반적인 치명률은 0.18%로 추산되는데 이는 0.05~0.1%인 계절성 독감 치명률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샌프란시스코(UCSF)의 전염병 전문의 모니카 간디 교수는 "한국이 코로나19 엔데믹을 전환하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며 "높은 성인 백신 접종률과 공중 보건 체계에 대한 높은 신뢰, 팬데믹을 대응할 적절한 수단들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간디 교수는 한국의 높은 백신 부스터샷(3차 접종) 접종률에도 주목했다. 우리나라는 약 63%의 인구가 3차 접종을 마쳤다. 미국은 29%에 그친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3차 백신 접종률이 높은 뉴질랜드의 입원과 사망률 역시 낮은 수준이다. 반면, 백신 접종률이 낮은 홍콩의 경우 고령자 사망자가 많다.
그는 "보건 당국이 높은 백신 접종률을 근거로 코로나19 위협 등급을 낮추는 것은 정당하다"며 "공중 보건 대응에 있어 감염 수치만 갖고 근시안적인 접근을 하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