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설로 정치권이 시끄럽다.
송 전 대표가 돌연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표하면서다. 송 전 대표의 출마 당위성을 놓고 연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송 전 대표가 한 주요 발언을 추려봤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하도록 양보하고 공간 열어줘야 한다." (1월 25일·차기 총선 불출마선언 중)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반구제기의 시간을 갖겠다." (3월 10일·대표직 사퇴 선언 중)
"당이 응답해야 한다." (3월 27일·서울시장 차출설 입장)
대선 기간 '86 용퇴론'이 점화되자 송 전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후세대를 위해 물러나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두 달여 만에 송 전 대표가 출사표를 내민 곳은 서울시장 선거였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는 불과 보름여 만이다. 당내 다수 의원들이 송 전 대표가 머문 사찰로 찾아가 그의 출마를 설득하는 모양새였지만, 송 전 대표의 본인 출마 의지가 강하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지도부, 특히 차기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했던 이가 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당내선 대체로 냉담한 반응이 나온다. 우상호 의원은 "말이 되느냐"고 공개 비판했고, 최재성 전 정무수석은 "차출이 아닌 자출"이라며 아니꼬운 시선을 보냈지만 송 전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전망이 밝지 않은 선거에 자진 출마해 불쏘시개가 되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길이란 생각이다.
지도부는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공개적으로 "송영길만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출마를 고심 중인 이들이 꽤 있다. 그들의 결심이 설 때까지 당이 기다리겠다"고 했고, 또 다른 원내 핵심관계자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운동권 인사들이 김칫국부터 마신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최종 판단은 '전략적으로' 내리겠다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결국 송 전 대표보다 승산있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를 내보내는 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던 중진은 책임이란 미명 아래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려 하고, '86용퇴'를 외쳤던 청년 정치인들은 중진 차출론을 거들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치교체를 외치면서도 주판알을 튕기며 승률을 따지고 있는 게 민주당의 현 주소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선전을 기대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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