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모들로부터 우크라니아 상황과 관련해 거짓 보고를 받으며 상황을 오판하고 있다는 영국 정보기관의 주장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의 제레미 플레밍 국장은 호주에서 가진 연설에서 "푸틴이 상황을 매우 잘못 판단한 것 같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저항에 대해 잘못 판단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노보 오가르요보 관저에서 각료들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2022.03.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푸틴의 "개인 전쟁"이라고 언급하면서 푸틴이 러시아군의 능력을 크게 오판했을 뿐 아니라 서방의 막강한 제재를 과소평가했는데, 이는 푸틴의 측근들이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도 러시아 군 수뇌부와 보좌진 등 푸틴의 참모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대해 진실을 말하기를 두려워해 잘못된 정보를 보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푸틴 대통령과 군 수뇌부가 긴장 관계에 빠졌다는 정보를 공개했다.
케이트 베딩필드 백악관 공보국장은 30일 언론 브리핑에서 "푸틴이 러시아군의 작전 실패나 제재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받고 있는 타격에 대해 (참모들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받고 있다고 본다"며 "이는 그의 보좌진이 진실을 말하는 것을 아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실을 말할 경우 푸틴이 격노할 것을 두려워 한 측근들이 전쟁의 실상을 정확히 보고하지 않아 푸틴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29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5차 평화회담 후 러시아 측은 우크라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북부 체르니히프 일대에서 군사 활동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미국 등 서방세계는 러시아가 일종의 '기만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플레밍 국장은 이 같은 발표 이후에도 러시아 군은 키이우와 체르니히프에서 공격을 계속했다며 "혼재된 메시지거나 고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라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CHQ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된 러시아군의 사기 저하와 무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병사들은 명령을 거부하고 장비를 파괴했을 뿐 아니라 자국 전투기를 격추하는 실수를 저지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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