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등 대장동 개발사업에 역할을 한 이들에게 이익을 나눠주기 위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7호를 설립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씨,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등의 1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화천대유가 설립된 2015년 2월 6일부터 지난해 9월까지 화천대유 대표로 재직했다. 그는 화천대유 대표를 맡게 된 경위에 대해 "2015년 1월 중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김만배 회장님으로부터 대장동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니 공모에 당첨되면 대표이사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고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대표에게 "화천대유가 (대장동 사업) 공모 일주일 전쯤 설립이 됐는데 미리 설립한 이유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이 전 대표는 "미리 설립한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대장동 사업 구조상 당연히 자산관리회사(AMC)가 필요했다"고 대답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1.10.14 kimkim@newspim.com |
이 전 대표는 김씨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도 민간사업자 공고 전 미리 화천대유를 설립한 것이 이례적이거나 관행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화천대유가 AMC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는 재판부에는 "당시에는 몰랐다"며 "법인 자본 규모도 500만~1000만원 밖에 안 됐기 때문에 공모 절차 관련 구성을 협의하면서 알게 됐다"고 했다.
이날 검찰은 천화동인 1~7호가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투자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천화동인 설립 목적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이 전 대표는 "2015년 6월에 설립됐는데 김 회장님이 후배들한테 여러 가지 이유를 토대로 이익을 나눠주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대답했다.
검찰이 '정영학이나 남욱 피고인 등 대장동 개발사업에 관여해 역할을 한 분들한테 이익을 나눠주기 위해 만든 것이냐'고 재차 묻자 이 전 대표는 "그렇게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천화동인 설립을 지시했고 이름도 직접 지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5000만원을 투자해 성남의뜰로부터 3년간 배당수익 약 577억원을 받았고 천화동인 1~7호는 총 3463억원을 배당받았다. 천화동인 1호는 김씨, 4호는 남 변호사, 5호는 정 회계사 등이 소유하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천화동인 1호 실제 소유주가 유동규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김만배가 천화동인 1호를 유동규에게 넘겨주기로 약속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라는 김씨 측 변호인의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줘야 한다고 들은 적도 없다고 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 등이 화천대유 측에 이익을 몰아주고 김씨가 특혜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의 뇌물을 약속하고 회삿돈 5억원을 건넸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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