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러시아군이 8일(현지시간) 피난민이 모여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기차역을 미사일로 공격,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돈바스 지역의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이 두발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때마침 피난을 위해 기차역에 몰려든 민간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WP는 미사일 공격이 있은 뒤 15분 후에 도착한 자사의 기자가 피폭 현장에서 확인한 사망자만 최소 20명이었으며 이중 2명은 어린이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부상자는 최소 87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를 인용, 사망자가 최소 50명에 이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외신들도 부상자가 300명에 이르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가 최소 4명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기차역은 시신과 피흘리는 부상자, 피란민들이 들고왔던 짐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등 아비귀환을 방불케 했다고 전했다. 현장에선 러시아어가 적힌 미사일 잔해도 발견됐다.
미사일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크라마토르스키 기차역의 처참한 피해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대해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속속 패퇴하면서 시민들을 냉소적으로 살해하고 있다면서 "이는 끝없는 악행이다. 처벌하지 않으면 멈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이날 기차역 공격에 대량 살상 무기인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다른 소형 폭탄들이 함께 들어있어 살상력을 키운 무기다. 국제법상 집속탄 사용은 금지돼 있지만 러시아는 이 조약에 가입하지 않았다.
지난달 유엔 인권사무소 측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 지역을 공격하면서 집속탄을 사용한 사례가 수집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돈바스 지역 기차역 미사일 공격에 러시아군이 연루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북부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시켜 동부 지역인 돈바스와 마리우폴이 위치한 남부 지역 전투에 치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의 무차별적인 공격이 우려된다면서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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