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새 정부 내각 인선이 10일 처음 공개됐다. 가장 기대를 모았던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는 '경제 전문가'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전문가 대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깜짝 발탁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재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국방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등 8개 부처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인선은 다른 것보다 국가와 전체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잘 맡아 이끌어주실 분인지에 기준을 두고 선정했다"며 "고위공직의 인선과 검증기준은 결국 국민들이 보시는 눈높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윤 당선인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국방부,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을 발표했다. 2022.04.10 photo@newspim.com |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추 의원에 대해서는 "기재부 제1차관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국정현안에 대한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온 분"이라며 "최근에는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당의 전략기획과 원내협상을 주도하는 등 공직에서의 전문성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 소통을 원만히 해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하마평에 올랐던 학자들 대신 '비전문가'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현 인수위 기획위원장)가 발탁됐다. 원 후보자는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아 주요 정책과 공약을 설계해왔고, 특히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소개했다. 또 "두 차례 제주지사를 지내면서 제주형 스마트시티, 스마트그린도시 등 혁신적인 행정을 펼친 분으로,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균형발전의 핵심인 지역의 공정한 접근성과 광역교통체계를 설계해나갈 적임자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등 보건의료 정책을 책임질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는 정호영 전 경북대학교 병원장이 지명됐다. 윤 당선인은 "재정과 복지전문가를 차관으로 뒷받침하고 보건의료전문가를 장관으로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중론에 따라 현장 진료와 의료행정 경륜가를 장관으로 지명한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외과 전문의로, 2020년 초 대구 코로나 확산 사태 당시 코로나 생활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중증환자와 일반중증 응급환자 진료가 공백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체계의 틀을 잡았다는 평이다.
폐지가 예고돼 있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김현숙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이름을 올렸다. 김 후보자는 폐지에 앞서 어떤 역할에 집중할 것인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19대 국회 때 제가 여성가족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난 만큼 새로운 시대에 맞게 젠더 갈등이나 세대 갈등 등에 대해 국민들과 소통하고 야당과 화합하면서 미래를 열 수 있는 부처가 될 수 있도록 충분히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후보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제공=대통령직인수위원회] |
이밖에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미연합방위추진단장을 지낸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이 지명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발표된 장관 후보자들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저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 안배 이런 건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결국 대한민국의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있지 않고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이끌 분을 찾아서 지명을 하다보면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기 때문에 지역이나 세대, 남녀 다 균형있게 잡힐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해명했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