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얼마 전 구치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이후 아직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으며 그의 건강상태가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재판 진행절차에 변수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심리로 25일 열린 대장동 사건 23차 공판에 유동규 전 본부장 등 피고인 5명이 모두 출석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021년 10월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21.10.03 yooksa@newspim.com |
이날 대장동 사건의 핵심증거로 꼽히는 정 회계사의 녹음파일을 처음 법정에서 공개하고 관련 피고인들의 변론을 들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재판을 시작하자마자 피고인의 몸이 좋지 않아서 바로 구치소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극단적 선택 시도에 대해서 처음 제가 알리기 전까지 구치소 쪽에서는 수면제를 먹었다는 사실 자체도 몰랐고 인정하지도 않았다"면서 "죽으려고 한 사람이고 몸조리도 아직 안됐는데 법정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조사하겠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지난주에라도 피고인의 몸상태를 보고 안좋으면 오늘 재판에 나오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접견이 불가해서 그러지 못했다"며 "그런데 이런 피고인에게 하루 종일 법원에 있으라고 하는 것은 변호인으로서 못할 일을 시키는 것이라 할 말이 없다"며 무단퇴정했다.
유 전 본부장은 "저는 단 1초도 숨을 쉬고 살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 CCTV가 있었기 때문에 뒤를 돌아서 수면제 50알을 먹었다. 그래야 진실을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재판장님한테 유서도 쓴 것이다"며 극단적 선택 시도와 관련한 변호인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남이 이야기하기는 쉽다"며 "검사님들은 논리를 따지시지만 그 근거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 수 없고 그 억울한 심정을 누가 알겠느냐"며 울먹였다.
검찰은 "억지로 재판을 계속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었다"며 "다만 피고인이 수면제를 복용한 사실에 관해 조사가 진행중이고 혹시 몰라 인근 병원에 가서 MRI와 혈액검사 등을 실시했었는데 정상이어서 당일 구치소로 복귀했던 사정이 있다"며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오후에 다시 재판을 열어 피고인의 건강상태와 관련해 향후 재판 절차를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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