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저지를 위한 검찰 여론전이 한창이다.
지난 11일 김오수 검찰총장은 작심 발언을 했다.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모든 책임을 지고 검수완박 법안을 막겠다는 선언이었다.
장현석 사회부 기자 |
이를 시작으로 전국 단위로 검찰의 집단행동이 서막을 열었다. 김 총장의 발언에 힘을 얻은 검찰은 같은 날 곧바로 전국 지검장 회의를 열고 '검수완박 반대' 목소리를 외쳤다.
검찰은 조직적 행동을 더욱 본격화했다. 김 총장의 국회 설득 작업과 대검찰청 차원의 공식 입장 발표에도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발의를 밀어붙이자 검찰은 18일 전국 고검장 회의, 20일 전국 평검사 회의, 21일 전국 부장검사 회의 등을 연이어 개최했다.
특별 세미나도 열었다. 14일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가, 20일에는 형사부와 인권정책관실이, 21일에는 공공수사부와 과학수사부 및 공판송무부가 부서별 간담회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2일에는 각계 전문가를 초청한 공청회도 줄줄이 열렸다. 각 자리마다 주요 언론사들이 동원됐다.
검찰은 그동안 언론에 "수사 중인 사안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외부와의 소통을 철저히 차단해 왔다. 그런 검찰이 수사권 폐지라는 조직 전체의 명운이 걸리자 줄기차게 언론을 부르며 유례없는 여론전을 편 것이다. 비공개 방침이었던 검찰 내부망 글들도 스스럼없이 공개하고 있다.
검찰의 우려는 간명하다. 수사권 폐지는 종국적으로 국민 피해로 종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검찰의 지난 과오를 되돌아보려는 자성 목소리는 여론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과거 검찰권 오남용 사례에 대한 지적에 한 대검 간부는 "담당했던 사건이 아니라서"라며 에둘러 피했고, 평검사 대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아 의견을 내기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많은 국민들은 서울시 간첩 조작 사건이나 룸살롱 99만원 향응 검사 불기소 사건 등 여전히 검찰 권력의 폐해와 제식구 감싸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 피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과 동시에 자신들의 과오에 눈감는 태도를 보면서 내부 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그들의 약속도 공허해 보인다.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은 26일 긴급 설명회에서 "검찰의 입장 표명이 집단행동으로 비치게 될지 우려스럽다"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다"고 말했다.
형식적 반성 속에 이뤄지는 집단행동은 조직 이기주의로 비춰질 뿐이다. 검찰은 진정성 있는 자기반성과 뼈를 깎는 성찰 없이는 국민들에게 검찰개혁의 당위성만 확인해주는 것임을 기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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