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뉴스핌]김나래 특파원= 유럽 주요국들은 러시아가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대해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비판하면서도 이에 잘 대비돼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유럽 내 고객들에 가스 공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는 가스프롬의 발표는 가스를 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러시아의 하나의 시도"이며 "이는 부당하고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같은 조치는 다시 한번 가스 공급자로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이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비상계획을 마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EU는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의존도를 3분의 1로 줄이고, 2027년 말까지는 수입을 전면 중단하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기자회견하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1.27 kckim100@newspim.com |
그는 "우리는 (러시아의) 이 같은 시나리오에 준비돼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회원국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우리는 대체 가능한 공급 물량 확보와 EU 전역에서 최고의 저장량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향후 EU는 가스 조율 그룹 회의를 통해 마련된 대응을 준비할 계획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지속적으로 대체 가능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도 협력할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유럽 에너지 공급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유럽과 세계 지도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러시아의 조치에 비판하면서도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IEA의 파티 롤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조치를 "에너지 공급의 무기화"라고 지칭하며 "러시아의 이 같은 결정은 유럽이 대러시아 에너지 의존을 신속히 줄이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그 어느 때보다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당사국인 폴란드와 불가리아도 러시아의 이 같은 조치를 비난하면서도 굴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의회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새로운 대러시아 제재를 채택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로이터는 한국이 미국 혹은 유럽의 요청에 따라 이번 여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일부를 유럽에서 사용하도록 전용한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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