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인수에 실패할 경우 10억달러(약 1조2600억원)에 이르는 위약금을 물게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BC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위약금 조항은 머스크와 트위터 양쪽 모두에 적용되며, 어느 한쪽이라도 합의를 포기하면 상대에 10억달러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
트위터의 경우, 회사를 머스크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매각하기로 결정하거나 주주 투표에서 머스크와의 합의가 부결되면 머스크에게 10억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앞서 25일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가 제시한 주당 54.20달러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여 44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인수가 성사됐다.
당초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계획에 회의적이었으나, 머스크가 465억달러 규모의 자금 마련 계획을 공개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머스크는 지난 21일 SEC 신고를 통해 총 465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테슬라 주식 담보 대출(125억달러)를 포함해 모간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은행 대출로 255억달러를 마련하고 210억달러는 자기 자본으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210억달러를 어떻게 마련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 WSJ "테슬라 주가 급락하면, 머스크 마진콜 가능성"
일단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계획을 악재로 받아들인 분위기다. 26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12.18% 하락한 876.42달러에 마감됐다. 하루 새 주가가 21% 떨어졌던 지난 2020년 9월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트위터 공식 인수에 나선 머스크가 자금 부족으로 결국 보유 중이던 테슬라 지분을 매도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 주가를 짓누른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의 담보대출 비율이 20% 정도여서 125억달러 규모의 은행 대출을 받으려면 620억달러 정도의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해야 하는데, 이는 자신이 보유한 전체 주식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매체는 머스크가 이번 대출을 받을 때 담보로 한 주식 가치가 360억달러 정도로 떨어지면 '마진콜 (추가 증거금 요구)'을 당할 수 있는데, 이는 테슬라 주가가 43% 정도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서 머스크는 충분한 완충 자본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나 만약 머스크가 마진콜을 당할 경우 테슬라 주가는 폭락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절차는 오는 10월 24일까지 마무리돼야 하며 규제당국의 승인이 늦어질 경우 시한은 6개월 연장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