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소가윤 기자(서울)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했다. 김 후보자 본인을 포함한 가족 모두가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금을 받으면서 이른바 '아빠 찬스'를 썼다는 의혹, 사외이사 취임 의혹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김 후보자는 사퇴의사를 밝히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마지막 봉사를 통해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많이 부족했다"며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으며, 모두 저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책을 맡겨주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께 죄송한 마음 가눌 길 없다"며 "윤 정부의 성공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 내각에서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김 후보자가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 앞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 머리를 숙이고 있다. 2022.05.03 kilroy023@newspim.com |
그동안 김 후보자를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본인을 포함한 네 가족 모두가 '아빠 찬스'를 통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대표적이다.
김 후보자 본인은 1996년~1997년, 배우자는 2004년~2005년, 딸은 2014년~2016년, 아들은 2016년~2018년에 각각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는데,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동분회 회장을 맡았던 시기와 후보자 자녀가 장학금을 받았던 시기가 겹치면서 장학금 수혜자 선발 과정에서의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한국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1년차 학비가 최대 4만달러(한화 약 5000만원), 생활비는 매월 1300달러~2410달러(한화 약 163만원~302만원) 등 수혜자에게 수천만원이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 총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벌어진 여러 사건으로 '자질론'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 후보자가 외대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노조탄압·교비횡령 등으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전 총장을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명예교수 임명했다는 의혹이다. 학생들이 반발하며 총장실을 점검하자 학생회 대표자들을 '업무방해 및 학교질서 혼란 야기' '학교의 명예 실추' 등 사유로 징계한 사실도 재조명됐다.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롯데첨단소재(현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이력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김 후보자 측은 학교 법인으로부터 승인받았다는 입장이지만, 임기를 시작한 후 학교법인의 승인 절차를 거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 재임 시절 교육부로부터 총 14건의 개인 징계 처분을 사실도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서동용 더민주 의원이 한국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월 한국외대에 대해 실시한 감사를 통해 교육부는 김 후보자(당시 총장)에 대해 경징계 5건, 경고 7건, 주의 2건 등 14건의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최근에는 김 후보자가 총장으로 재직했던 한국외국어대 학생들도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지난달 27일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총장 재임 시절 '불통 행정과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자의 논란 중 다수가 대학 총장 시절 불거졌다는 점에서 교육계 수장의 자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김 후보자는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지나가는 길에 마지막 품격을 지킬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며 취재진의 질문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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