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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식 근로계약 전 견습기사라도 근로자 지위 인정"

기사등록 : 2022-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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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회사 견습 기간 중 추락 사고…근로복지공단 요양·보험급여 승인 처분
사측 "근로자 지위 아니었다" 소송…법원 "시용 계약에 따른 근로관계 인정"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시험 운전 테스트 기간 중 사고를 당한 견습 버스기사에게 요양 급여 지급을 승인한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식 근로계약 체결 전이라도 시용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관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버스회사인 A 주식회사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보험급여 결정 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대법은 "근로계약은 제공하는 근로 내용에 특별한 제한이 없고 명시적 약정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며 "묵시적 약정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용이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 해당 근로자의 자질 등을 평가하기 위해 일정기간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것"이라며 "시용 기간 중 근로자의 경우도 사용자의 해약권이 유보돼 있다는 사정만 다를 뿐 기간 중 확정적 근로관계는 존재한다"고 기존 판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B씨는 노선 숙지만 하고 직접 운전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이는 원고의 이익을 위한 교육, 훈련이거나 적어도 근로자라는 지위를 겸한 채 이뤄진 것"이라며 "교육 훈련이 종속적 관계에서 이뤄지고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수단이 되는 이상 시용 기간 원고를 위해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대법은 "B씨가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원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지는 않았지만 이것은 모두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용자가 시용 기간 근로자에 대해 자신의 의사대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이라며 "이러한 사정만으로 시용 근로계약의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원에 따르면 A 주식회사의 견습기사로 있던 B씨는 2018년 2월 14일 마지막 테스트 중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운행하던 중 급커브 구간에서 버스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제2요추 방출성 골절상을 입었다.

이에 B씨는 요양급여를 신청했고, 이 사건 피고인 근로복지공단은 승인 처분했다.

당시 A 주식회사는 서류심사를 마친 입사 지원자에 대해 '노선 숙지→시험운전(테스트) →근로계약서 작성→시용기간 등을 거쳐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규정했다.

A 주식회사는 "B씨는 노선 숙지 후 승객을 태우지 않은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며 "임금을 목적으로 한 근로 제공 중 발생한 사고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A 주식회사는 B씨가 근로자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한 근로복지공단의 요양급여 승인 처분은 위법하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B씨의 노선 견습 기간은 실질적으로 원고의 지휘, 감독을 받아 운전기사로서 근무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습득하기 위한 시용 기간으로서 근로기간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2심 역시 "경제적으로 우월한 사용자와 종속적인 근로자의 지위에 비춰 당시 B씨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임금도 지급받은 적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 지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 아니라고 달리 볼 것은 아니다"라며 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은 원심 판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kintakunte8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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