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그동안 시민들의 접근이 금지돼 있었던 청와대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74년 만에 전면 개방됐다. 청와대 앞에 모여든 시민들은 정문이 열리자 저마다 환호하면서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10일 오전 11시 40분 74년 동안 굳게 닫혀있던 청와대 정문이 열렸다. 먼저 74명의 국민 대표단이 매화꽃을 들고 경내로 입장했고, 뒤이어 사전 신청을 통해 당첨된 시민들이 정문을 넘어섰다. 저마다 손에 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르면서 "역사 한 가운데에 있는 것 같다" "떨린다" "청와대에 와보다니 실감이 나질 않는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국민 대표단으로 선발된 국가중요문화재 김현곤 악기장(87)은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때도 와봤지만 오늘은 대통령이 없어 기분이 참 이상하다"며 "그래도 분위기가 자유롭고 참 좋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대표 74인과 시민들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정문 개방을 앞두고 손을 흔들고 있다. 청와대 개방은 74년만에 처음이다. 2022.05.10 leehs@newspim.com |
학연화대합설무 보유자인 무형문화재 이흥구(83) 선생도 "국민에게 전부 개방을 한다니 굉장히 기분이 좋다"며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 건데, 막혔던 걸 뚫어주는 그런 기분"이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이날 국민 대표단 74인 중에는 우리나라에 거주 중인 외국인도 포함됐다. 연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재학 중인 샤론 조(Sharon Jo·미국) 씨는 "모든 역사가 잘 보존돼 있어서 굉장히 아름답다"며 "대표단으로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전했다.
함께 참가한 베티 암슈츠(Betty Amstutz·미국) 씨 역시 본관 앞 대정원에서 펼쳐지는 종묘제례악을 보면서 "음악도 멋지고 모든 게 정말 멋있다"라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청와대를 관람하러 온 일반 관람객 정모(36) 씨는 "역대 대통령들이 살았던 곳에 처음 온 거라 설레고 두근두근거린다"며 "청남대도 가봤는데 청남대보다 청와대가 더 잘 꾸며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일반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곳은 청와대 본관, 대통령 관저, 상춘재, 춘추관, 영빈관을 포함해 조선시대 후궁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사적 문화재 칠궁을 관람할 수 있다. 보안을 이유로 통행이 제한됐던 북악산 등산로도 완전 개방돼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청와대 관람은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사전 신청제로 운영된다. 22일 이후 개방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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