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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 아들' 대선 승리에 필리핀서 시위 확산 조짐

기사등록 : 2022-05-1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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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선거 의혹 일파만파...폭력 사건으로 6명 숨져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필리핀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악명 높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사실상 당선이 확정되자 필리핀 사회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Comelec) 건물 앞에서는 삼삼오오 모인 대학생들이 선거 결과 불복 시위를 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유혈사태도 빚어졌다. 부정선거 의혹까지 겹치면서 시위는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 건물 앞에서 결과 불복 시위하는 필리핀 사람들. 2022.05.10 [사진=로이터 뉴스핌]

11일에도 선거 개표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의 일부 개표 결과와 비공식 개표 결과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PFP당 소속 페르디난드 봉봉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64) 후보가 3108만여표를 득표, 경쟁 후보인 IND당의 레니 로브레도 후보(1481만표)를 2배 이상 앞질렀다.

만 18세 이상 필리핀 유권자는 약 6759만명.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닷넷에 따르면 투표율은 80.38%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이는 개표와 비공식 집계가 98.26% 진행된 결과로 사실상 마르코스 후보의 승리다.

마르코스 주니어는 '봉봉 마르코스'란 이름으로 출마했다. 그의 아버지는 1965년부터 1986년까지 필리핀을 장기 집권한 인물로, 21년간 철권통치를 하며 지난 1972년부터 1981년까지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反)정권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고문하고 살해해 악명이 높다. 이밖에 부정부패 문제도 거론되는데 아내인 이멜다 마르코스는 사치스러운 영부인으로 유명하다.

인콰이어러는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는 수백명의 대학생과 시민단체, 야당 의원들은 선거위 건물 앞에서 시위했다고 보도했다.

시위 참가자 중에는 필리핀 선거 감시기구 '콘트라 다야' 소속 다닐로 아라오가 있다. 그는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의 긴 줄을 보고도 투표 시간을 연장하지 않은 점과 소셜미디어에 나도는 전자투표기(VCM)의 오류로 추정되는 게시물이 나돌고 있다며 선거위의 해명을 요구했다.

필리핀은 OMR 카드 형식의 투표 용지에 기표한 후 VCM이라는 전자투표기를 현장에서 스캔해 실시간 집계를 한다. 일부 투표소 선관위 직원들은 VCM이 고장이 났다며 기표한 용지를 그냥 두고 가라고 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부정 선거 의혹이 일자 투표소 곳곳에서는 투표함 도난과 폭력 사태도 발생했다. 필리핀 경찰청(PNP)에 따르면 투표 관련 폭력 사건으로 현재까지 6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빈센테 다나오 경찰청장은 "선거 결과에 불만족할 수 있고 이를 표현할 자유가 있지만 선거 결과 자체는 받아들여달라"며 선거 후 폭력 사건이 더욱 증가할 것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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