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오는 2025년 중 신한울 원전 3·4호기 착공에 나설 것으로 계획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 등 원전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기업들도 새 정부의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크게 우려하진 않는다"는 분위기다. 새 정부에서 '원전 활용과 신재생에너지 확충이 배치되는 게 아니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서고 있고 실제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크게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 4월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정부는 신한울 3·4호기를 오는 2025년 상반기 착공하기로 했다.
경북 울진의 한울원자력발전소[사진=한울본부] 2022.03.10 nulcheon@newspim.com |
이를 위해 올해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반영하고 2024년까지 건설허가와 공사계획인가 등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안전성을 전제로 운영허가 만료원전의 계속운전도 추진한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고리 2호기와 고리 3호기에 대해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하는 등 2030년까지 10기의 연장 운영을 확정짓겠다는 목표치를 설정했다.
탈(脫)원전 정책으로 5년동안 멈췄던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소식에 업계도 기대감이 상당하다. 2025년 상반기 신한울 3·4호기를 착공하고 만료원전 계속운전을 위해 원전 업계에 관련 발주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재개되면 종합설계에 한국전력기술, 원자료·증기 발생기 등 주요 기자재는 두산에너빌리티, 건설은 현대건설이나 대우건설·삼성물산 등 시공경력 있는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해 수주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원전 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일감이 바닥난 중소업체들의 경우 폐업했거나 폐업 직전인 곳이 많다"면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소식에 망가진 원전 생태계가 복원될 수 있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반영해 에너지기본계획,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 등이 확정돼야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등 부족 등도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임자도 풍력기 [사진=전남도] 2021.05.04 kh10890@newspim.com |
한편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하던 기업들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예의주시 하지만 크게 우려하지는 않는다는 분위기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도 지난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신재생에너지 확충과 원전 활용은 배치되는 게 아니다"면서 "화석연료는 줄이고 신재생과 원전은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역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동시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실천 등 기업들의 투자 확대 기조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풍력 누적 설치용량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837GW(육∙해상포함)으로 집계됐다.
앞서 원전 활성화가 일고 있는 미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20년 21%에서 2050년 42%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가 중단시킨 해상풍력 사업을 재개했고, 2030년까지 대서양에 30GW의 해상풍력을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국내에서도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점진적으로 확대돼 왔다. 일례로 풍력 발전사업 허가 건수도 이명박 정부 16건, 박근혜 정부 132건, 문재인 정부 158건 등 꾸준히 늘어왔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울 3·4호 건설 착공 목표시기는 2025년으로 3년이나 남았고 윤석열 정부의 임기 5년"이라며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크지 않아 영향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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