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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질 임대' 오세훈 vs '누구나집' 송영길…서울시장 후보공약 적정임대료가 관건

기사등록 : 2022-05-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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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집 '10년간 월세' 부담…집값 하락시 깡통전세
고품질 임대주택 '수요자 폭증'…"적정 임대료 찾아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다음달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내놓은 '주택공급' 공약에 각각 '한계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누구나집' 공약은 입주민들의 월세 부담이 높고 집값 하락시 '깡통전세' 문제가 생길 우려가 지적된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내세운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약도 '적정 임대료'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품질 대비 임대료가 지나치게 저렴하면 '로또청약'과 비슷하게 수요자 폭증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관련 발표를 하고 있다. 2022.05.13 mironj19@newspim.com

◆ "타워팰리스보다 좋은 임대주택" vs "집값 10%로 내집마련"

16일 정치권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은 각기 다른 '주택공급' 공약을 내놓고 경쟁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집 걱정 없는 서울'을 기치로 내걸고 5대 주택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5대 공약은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재개발·재건축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신속통합기획' 확대 ▲다가구·다세대 밀집 지역의 정비사업을 지원하는 '모아주택·모아타운' 추진 ▲청년주택의 '2030 스마트홈' 대변신 ▲'3대 거주형 효도주택 공급' 추진이다.

특히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은 오 시장이 지난 1년여간 추진해온 주택정책에 새롭게 추가된 정책이다. 준공 30년이 다 된 임대주택들은 시설 노후화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은 앞으로 서울에 공급할 임대주택을 민간 분양아파트 못지 않게 고품질로 지어 취약계층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우선 임대주택 평형을 지금보다 1.5배 늘리고 자재를 고급화한다. 친환경 벽지·맞춤형 시스템가구 등 최신 유행 인테리어를 적용하며, 커뮤니티센터·옥상정원 등 고품격 커뮤니티 공간을 만든다.

또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완전히 섞고, 동호수는 동시공개추첨제를 전면 도입해 차별과 소외를 해소한다. 이로써 5년 내 준공 30년차가 되는 24개 노후 임대주택단지 3만3083가구를 전면 재정비한다.

반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공공주도 신속 개발로 총 41만가구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중 30%를 청년세대에 우선 공급해 95%인 서울의 주택보급률을 100% 이상으로, 자가 보유율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는 무주택자의 내집마련 문턱을 확실하게 낮출 수 있는 해결책으로 "'누구나집' 2만가구를 무주택 서민에게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누구나집은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집값의 10%만 내면 10년간 반값 임대료로 살다가 10년 후 최초 확정분양가로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입주자는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그만큼 차익이 발생하고, 하락해도 분양을 받지 않음으로써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부동산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11 kilroy023@newspim.com

◆ '10년간 월세' 비용부담 높아…집값 하락시 깡통전세 우려도

하지만 오 후보는 송 후보의 '누구나집'이 "터무니없는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입주민, 시행사 관점에서 볼 때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입주자는 집값의 10%만 보증금으로 내는 대신 10년간 임대료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예컨대 누구나집 임대료 상승률이 연 2.5%일 경우, 10년간 계속 납입하면 주거비용으로 적지 않은 돈이 든다. 특히 집값이 오르면 월세도 같이 올려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한 입주민이 학교나 직장 등 문제로 거주지를 변경해야 할 경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10년 후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아직 '입주민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중간에 매도해 차익을 얻을 수 없는 것.

시행사 입장에서도 누구나집에 참여할 유인이 적다. 입주민이 10년 후 최초 분양가격에 주택을 구입해 시세차익을 얻는다면, 그 집을 판 시행사는 손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무엇보다 누구나집은 부동산 경기가 하강해서 집값이 하락할 경우 '깡통주택'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 부동산시장이 7년 넘게 상승장을 지속한 만큼 향후 하락장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깡통주택'이란 소유주가 집을 팔아도 은행 대출금, 세입자 전세보증금 등 부채를 다 갚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주택담보대출금과 임대보증금의 합이 주택 가격의 80%를 넘으면 '깡통주택'으로 본다.

작년 6월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누구나집은 입주민이 초기 지불하는 집값 10%를 제외한 나머지 자금의 상당수를 '대출'로 충당하는 구조다.

누구나집 세입자가 처음 지급한 10% 외에 남은 집값의 반(약 45%)는 세입자들이 사회적 협동조합 등 특수목적법인(SPC) 명의로 장기주택담보대출을 연 2.5%의 저금리로 받아 조달한다. 나머지 자금은 ▲시행사·시공사가 투자하는 자금 10% ▲임대사업자가 개발이익을 재투자하는 방식 10%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담보대출 14~25%로 충당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누구나집 프로젝트는 종잣돈이 부족한 30대 실수요자에게는 좋은 대안"이라면서도 "다만 가계부채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고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주택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품질 대비 저렴하면 '수요자 폭증'…"임대료 적정수준 찾아야"

오 후보의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약도 '적정 임대료'를 찾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고품질 임대주택을 지으면 공사원가는 높아지게 되며, 임대료도 그에 맞춰 올려야 해서 이전만큼 저렴해지기 어렵다.

만약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의 임대료가 품질 및 시세에 비해 크게 낮을 경우,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커뮤니티시설 고급화로 관리비가 비싸질 우려도 있다.  

앞서 오 후보는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 사업지인 노원구 하계5단지에서 임대료 관련 질의를 받자 "임대료 산정을 소득 연동형으로 바꿀 것"이라며 "평수, 고급화에 비례해서 임대료를 더 받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 본인의 소득과 연동해서 맞춤형 임대료를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커뮤니티시설 고급화로 관리비가 오르는 문제에 대해서는 "새로 짓는 단지는 개방형으로 지어진다"며 "도서관, 옥상공원 등 동네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 주민이 함께 이용하는 시설은 관리비 중 일부를 이용객들에게 받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입주민들이 부담할 비용이 줄고 동네에 활발한 소통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경우 '로또청약'과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물량이 한정돼 있는데, 싼 임대료로 좋은 집에 살 수 있는 기회기 때문에 입주 신청자들이 폭주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당첨 가능성을 높이고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 본인의 소득을 실제보다 낮게 제출하는 등 각종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부작용이 생기지 않게끔 제도를 정교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세보다 임대료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은 사회안전망 측면에서는 시도할 만 하다"면서도 "다만 임대료가 너무 낮으면 그 부족한 액수를 공공이 지원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의 예상 수요층과 적정 임대료 수준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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