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수영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여전히 이견을 보이며 충돌했다.
경영계는 이미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지불 능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노동계는 물가상승으로 어려워진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소득불균형으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 발생한다며 대립 구도를 세웠다.
1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규모를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5일 제1차 전원회의 이후 약 한 달 만에 열린 것으로, 지난 회의와 마찬가지로 경영계와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에 있어 큰 시각차를 보였다.
이날 사용자위원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코로나19 방역 완화로 일상 전환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적 충격을 원래대로 회복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생산자 물가지수가 2배 이상 오르는 상황이라 산업현장 회복이 지체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류 전무는 "급격히 오른 최저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경우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데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 못하는 일부 업종이 상당하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감안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사용자위원으로 참석한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코로나19 경제 회복에 있어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속도를 더디게 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이 본부장은 "영세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 걱정은 고사하고 이달치 급여를 어떻게 할 지부터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690만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을 감안해 심도있는 최저임금 논의가 필요하다. 이들이 서민 일자리 보호에도 일조하고 있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계는 경영계의 주장에 팽팽히 맞서고 있어 올해 최저임금 논의 역시 장기전으로 치달을 양상이다. 특히 노동계는 경영계에서 적극 찬성하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 깊은 논의를 희망했다.
근로자위원 대표로 나선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물가급등으로 서민 경제가 어렵다. 통계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8%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며 "요즘 서민들은 만원 한 장으로 밥 한끼 제대로 못 사먹는다. 동네 식자재 마트를 가도 달걀 한판, 두부 한모 제대로 못산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사회적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합리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삼성, 현대차, LG, SK 등 대기업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 기록하며 성과급 잔치와 10% 육박하는 임금 인상을 기록했다"며 "우리나라는 소득불균형 및 양극화 심화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미래를 참담하게 할 뿐이다. 앞으로 최저임금 심의 방향도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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