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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요한 기자 = 국내 골프웨어 1위 기업 크리스에프앤씨가 물류창고 화재로 매출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손실액이 보험한도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추정돼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 23일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4600㎡ 규모의 이천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612억5384만원 규모의 재해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산 총액 대비 14.37%에 해당하는 규모다.
크리스에프앤씨의 1분기 기준 재고자산은 1225억원으로 재해 발생금액에서 소실된 골프의류 300만점을 포함한 자산은 장부가액 기준으로 반영돼 과소 계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재해 발생 금액이 보험금 한도보다 2배 가량 높아 300억원을 웃도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한화, 메리츠, DB, 흥국 등 4곳에서 300억원 가량의 화재보험을 가입했다.
크리스에프앤씨 측은 봄여름(SS) 시즌 제품은 이미 각 매장으로 재고 출고가 완료돼 매출에 큰 타격이 없고, 소실된 가을겨울(FW) 시즌 이월제품은 인기상품 위주로 재생산해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화재 현장은 현재 출입이 통제되고 있어 정확한 손실 규모 확인이 어렵지만 공시한 규모에서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타사를 비춰볼 때 손실 반영 시기는 4~7개월 가량 시차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천물류창고는 크리스에프앤씨가 보유한 유일한 물류 창고라는 점에서 향후 온라인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판매 제품의 70%가 물류센터에서 공급되는 온라인몰 버킷스토어(이전 크리스몰)의 제품 판매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버킷스토어는 지난 23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화재로 물류센터 작업이 불가해 배송 및 반품 건의 처리 지연이 예상된다고 공지한 상태다.
버킷스토어는 지난 2일 크리스에프앤씨의 온라인쇼핑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신설회사로 우진석 대표의 아들이자 크리스에프앤씨 사내이사인 우혁주씨가 대표이사에 올라있다. 지난해 600억원 달하는 매출을 올리면서 2년 만에 매출이 3배 성장했다. 우 대표 입장에서는 공교롭게도 대표에 오른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재해라는 난관에 봉착한 셈이다.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당장 온라인 제품은 쇼티지(부족)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면서도 "물류창고에서 소실된 제품들은 4년차 재고들이거나 FW 시즌 이월 상품이 대부분으로 현재 신상품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가 되고 있으며, 구 상품들은 아웃렛에서 정상적으로 판매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9월부터 판매되는 FW 시즌 신상 의류는 6~7월에 입고될 예정"이라며 "인근 물류창고를 임대해 온라인 판매 정상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리스에프앤씨는 ▲파리게이츠 ▲핑 ▲팬텀씨앤에프 ▲마스터바니에디션 등 4대 브랜드를 중심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전국 645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탄탄한 유통망을 구축했다는 평과 함께 주 고객층은 구매력이 있는 30~50대까지로 다양한 편이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생산된 의류 제품을 이천물류창고에 보내고, 이곳을 통해 백화점, 아울렛, 대리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제품을 공급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5% 증가한 3759억원, 영업이익은 74.8% 급증한 871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yoh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