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번 주 시장의 관심사는 단연 현지시간으로 3일 발표될 5월 비농업 고용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그간 미 경제가 금리 인상을 견딜 수 있다고 보는 근거 중 하나로 강력한 고용 시장을 언급해 왔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 연준도 결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금리 인상을 강행하기 힘들 거라는 이유에서다.
[뉴스핌=김나래 기자]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의 모습. 2022.04.06 ticktock0326@newspim.com |
9월 이후의 금리 인상 방향을 두고 연준 내에서도 엇갈린 발언이 나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물가 압력 진정을 전제로 9월에는 금리 인상을 "쉬어가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9월 금리인상 일시 중단 가능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낮추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지금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쉬어가야 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9월 금리인상 중단론에 선을 그었다.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최근 주식이 저점에서 벗어나 반등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기대였다"면서 "금요일 고용 보고서가 이같은 기대를 더 확고히 한다면 주가에 순풍이 불 것이며, 반대로 이를 반박하는 수치가 나온다면 새로운 변동성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2일자 배런스는 5월 비농업 고용 수치가 예상을 크게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플레 가능성이 커지면 연준이 보다 강력한 긴축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시장에는 부정적인 재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수치가 예상에 대폭 못 미치는 경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봤다.
◆ 5월 고용 보고서 관건은 '시간당 평균 임금'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 사전 조사에서 전문가들은 5월 비농업 고용이 32만8000명 늘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대로라면 증가세는 직전월(42만8000명 증가)에 비해 다소 둔화되는 셈이다. 실업률은 4월의 3.6%에서 3.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대로라면 팬데믹 이전 수준이자 1969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지난달 고용 수치에서 시장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건 시간당 평균 임금이다. 다우존스 사전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5월 시간당 임금이 전월 대비 0.4% 상승해 4월(0.3% 상승)보다 상승폭이 소폭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웰스파고증권의 마이클 슈마허 매크로 전략 헤드는 "시간당 평균 임금 수치가 중요하다"며 "연준이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언급해온 만큼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0.5%로 기대 이상이면 시장에서 다소 반응이 있을 것이며, 0.6%면 반응이 더 확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슈마허는 임금 상승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불거지며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에서 매도세가 촉발될 것으로 봤다. 반대로 수치가 예상에 못 미쳤을 경우에는 그 정도로 큰 시장 반응은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 고용시장 여전히 타이트...."연준 당장 도비시 기조로 선회 가능성 낮아"
지난 1년 비농업 부문 고용은 매달 40만명 넘게 증가했다. 따라서 예상대로 5월 비농업 고용이 32만8000명 증가에 그치면,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치가 40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셈이다.
이처럼 5월 고용 증가세가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 원인이 수요가 줄어서인지 아니면 공급(노동력) 부족인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수십년래 최저치 근방의 실업률이나 평균 임금 상승률 등을 토대로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원인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기업들은 채용을 원하지만 원하는 인재를 찾기 힘든 수급 불균형 상황이 이어지며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베로니카 클락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 수요와 공급 간 불균형이 해소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이 같은 불균형이 향후 인플레 압력을 가중할 가능성이 있으며, 연준도 강력한 인플레이션의 근간이 되는 핵심 동력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더 도비시한(완화적) 기조로 통화 정책을 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웰스파고의 샘 블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5월 고용 보고서는 여전히 노동시장이 타이트하다는 신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타이트한 노동 상황이 고물가 환경과 결합해 연준에 긴축 행보를 이어가야 한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바라보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