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경공격기 FA-50에 대한 해외의 연이은 공급 요청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산 계약은 각국의 안보 문제로 통상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KAI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전 세계 긴장감 고조 및 각국이 군비 증강에 나서면서 부쩍 많은 문의를 받아왔다. 공개적으로 도입을 추진중인 폴란드 정부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콜롬비아 등 많은 국가들이 FA-50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폴란드 국방부 장관, KAI 사천 공장 직접 방문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가 최근 FA-50 48대에 대한 구매 의사를 KAI에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FA-50은 대당 4000만 달러(약 500억 원)로 계약이 성사될 경우 2조 원이 넘는 계약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국가 수출 계약이 된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서울 ADEX 2021 행사. 제8기 국민조종사들이 탑승한 국산항공기 FA-50, T-50 4기 편대가 대형을 유지하며 비행하고 있다.[사진= 공군본부 ] |
폴란드는 자국의 미그-29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 결정하고, 이에 발생하는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투기 신규 구입을 추진중이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경남 사천의 KAI 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뒤, FA-50의 성능 개량 버전을 36개월 내 납품할 수 있느냐는 질의서를 KAI와 한국 정부에 보내면서 수출 논의가 급진전됐다
KAI는 FA-50를 기본 플랫폼으로 해당 수출 국가의 요구에 따라 일부분을 개조해 판매하고 있다. 필리핀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작전 행동 반경을 넓혀달라는 별도 주문에 따라 연료탱크를 추가했고, 이라크와 태국은 공중에서 가상 표적 및 무장을 생성해 조종사가 가상으로 훈련할 수 있는 ETS를 특별히 적용하기도 했다.
다만 폴란드가 FA-50과 함께 이탈리아제 고등훈련전술기 M-346을 놓고 고민중으로 확정 단계는 아니다. M-346의 가격이 대당 2500만 달러(310억 원)로 FA-50보다 저렴하지만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KAI는 이번 사업 성사를 위해 '폴란드 수출관리팀'을 신설했고 폴란드는 한국에 실무 협상단을 파견해 본격 검증 작업에 착수하는 등 속도있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미동맹으로 미군과 무선통신‧신호체계 호환 큰 강점"
FA-50은 KAI가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최초의 국산 경공격기다. 경공격기란 크기가 작은 전투기로, 2013년부터 한국 공군에 실전 배치돼 운용 중이다.
최대 마하 1.5 속도로 비행이 가능하며 공대공, 공대지미사일은 물론 합동정밀직격탄(JDAM), 지능형확산탄(SFW)등 최대 4.5톤(t)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비무장 기준으로 250억원 수준이다.
FA-50 12대를 보유한 필리핀이 2017년 이슬람 반군을 소탕하는 마라위전투에 FA-50을 투입해 실전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이면서 인기가 높아졌다.
[사진=KAI] |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러브콜에 대해 "가격대비 우수한 성능과 한국 공군을 포함해 다수의 나라에서 FA-50이 운영되면서 안정성을 인정 받은 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라크(24대), 인도네시아(22대), 태국(14대) 등에서도 FA-50을 운용중이며, 말레이시아(18대), 콜롬비아(20대) 등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동맹에 따라 미군과 무선통신이나 신호체계가 호환되는 점이 큰 강점"이라며 "미국산 무기체계를 도입해서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예정인 국가의 입장에서는 FA-50이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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