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주요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악화 경고 속에 성장 둔화 우려가 다시금 불거지며 미국 주가 지수 선물이 하락하고 있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 6월 8일 오전 8시 53분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S&P500 선물(이하 E-mini)은 직전 종가보다 0.47% 하락한 4139.00포인트에 호가됐다. 같은 시각 다우지수 선물은 0.51%, 나스닥100 선물은 0.46% 각각 하락 중이다.
로쿠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날 개장 전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종목명:CS)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이유로 2분기 순익 악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앞서 7일 미국 소매 유통업체인 타겟(TGT)이 2분기 순익 악화 가능성을 경고한 데 이어 이날 CS도 실적 악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서자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앞서 2일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이번 분기(4~6월)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MS는 달러 강세로 인해 이번 분기 매출이 기존 전망보다 4억6000만달러(약 5773억원), 순이익도 2억5000만달러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패트릭 팰프리 크레디트스위스 선임주식전략가는 CNBC에 "2분기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이 5.2%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이는 1분기의 11.7%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2분기 기업들의 순익 전망치를 이 정도로 조정한 상태가 아니라며 향후 기업들의 실적 악화 경고가 이어질 때마다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했다.
미 연준이 경제 상황을 예측하는 데 사용하는 지표 중 하나가 2분기에도 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했을 가능성을 신호한 것에도 투자자들은 경계심을 보였다.
CNBC에 따르면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이 'GDP(국내총생산) 나우 트래커'로 추정한 2분기 실질 GDP 성장률(계절 조정 연율) 전망치는 0.9%로 지난 1일 추정치인 1.3%에서 하락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이 1분기 -1.5%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도 0%대 낮은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을 신호한 셈이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이 이어지면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해 뉴욕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이코노미스트이자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CNBC에 "시장이 긴축적인 금융 여건과 (기업들의) 순익 증가세 둔화 가능성에 대해 계속해서 우려하며 이를 반영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이날 정규장 개장 전 비디오 스트리밍 기업 로쿠(종목명:ROKU)의 주가는 5% 넘게 급등하고 있다. 로쿠가 넷플릭스에 인수될 수도 있다는 로쿠 내 발언을 전한 비즈니스인사이더(BI)의 보도가 나온 영향이다.
전자 서명 업체 도큐사인(DOCU)의 주가도 개장 전 4% 가까이 상승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글로벌 파트너쉽을 확대한다는 도큐사인 측의 발표가 호재로 여겨졌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준의 긴축 정책에 따른 여파로 2분기 손실 가능성을 경고한 크레디트스위스(CS)의 주가는 개장 전 6% 급락 중이다. 회사는 추정 손실 규모는 정확히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FOMC를 앞두고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에 돌입한 가운데 시장은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가 예정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CNBC는 5월 CPI가 전년 대비 8.2%, 전월 대비 0.7%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3월 8.5%(전년 대비)에서 4월 8.3%로 둔화된 데 이어 5월에도 8.2%로 낮아지며 3개월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9%, 전월 대비 0.5% 상승을 점쳤는데, 역시 4월의 6.2%(전년 대비), 0.6% 상승보다 더뎌질 것으로 봤다.
시장의 예상대로 5월 CPI 상승률이 둔화하면 연준의 '인플레 정점론'에 힘을 실리며 연준의 운신의 폭도 그만큼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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